['이태원 참사' 집단지성에 묻다-릴레이 메시지 .2]세월호 참사 지켜본 20대 청년 "지자체서 재발방지책 마련을"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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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6 17:09  |  수정 2022-11-07 08:54  |  발행일 2022-11-07
[이태원 참사 집단지성에 묻다-릴레이 메시지 .2]세월호 참사 지켜본 20대 청년 지자체서 재발방지책 마련을
박민정씨

"저는 대구에서 살고 있는 20대 청년입니다. 주말 저녁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쉬던 중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일을 접하게 됐습니다. 당시 서울에 놀러갔다는 친구한테 연락했고,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놀지 못한 청년이 마스크를 벗고 처음 놀러 나간 자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특히 피해자 대부분이 20대였다는 점이 마음 아팠고, 또 개개인의 사연이 기가 막혀 더욱더 슬펐습니다. 청춘의 한 자락에 추억 하나 남기고자 간 자리에서 그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을까요.


행사랄 것도 없는, 평범한 주말 저녁 거리에서 생긴 일입니다. 주최가 없는 이벤트였던 만큼 지자체가 먼저 나서 책임감 있게 관리를 신경써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언제라도 이런 일은 발생할 수 있기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 이번 참사를 수습하느라 애쓴 구조대원, 경찰, 시민을 위한 심리치료 등 사후 조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문득 제가 한창 대학생활을 만끽하던 20대 초반에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가 생각났습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당시 고향 집 방문을 위해 탄 시외버스에는 탑승객들이 안전띠를 꼼꼼히 매는 등 참사 이후 철저히 안전수칙을 지키려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 이후 CPR(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자 하는 시민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 또한 알아보는 중입니다. 안전교육은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타인을 위한 필수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슬픈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마지막으로 이번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박민정(28·대구 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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