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문해력을 찾아 떠나는 여행

  •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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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8 07:11  |  수정 2022-11-28 07:13  |  발행일 2022-11-28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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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학생들의 문해력(文解力)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학교 현장은 문해력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떨치기 어려운 학습의 장(場)이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이 정도 단어의 의미는 알고 있으리라 믿었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억이 꽤 있다.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문해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가 키워야 할 문해력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문해력을 높일 수 있을까?

학생들의 문해력 문제에 관심이 많은 몇 분의 선생님들과 실천적 연구를 하고 있다. 만남을 거듭할수록 선생님마다 문해력에 대한 정의도 다르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된다. 문해력에 대한 개념을 세우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추가 혹은 수정되기도 했다. 문해력은 학생 수준과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개념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떤 분은 어휘력에 초점을 맞추어 문해력을 이야기하고 다른 분은 맥락을 통해 전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문해력이라 말하기도 한다. 또, 내용을 읽으며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을 쓸 수 있는 것이 문해력이라고 하기도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래서 문해력의 범위를 감히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문해력을 가장 단순하게 정의하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문해력은 학습에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으로 부족할 경우 학문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기 어렵다. 개념 이해가 잘되어야 공부에 재미가 생기고, 탐구에 대한 의지가 생긴다. 또,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활동에도 문해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의사소통에 따라 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니 문해력이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2학기부터 '문해력 향상반'에서 학생들과 함께 동화를 읽고 있다. 긴 글을 이해하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글이 내 삶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경험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학생들과 함께 읽기, 부분 찾아 다시 읽기, 생각 표현하기 및 공감하기 활동을 반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반복과 질문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또,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상황과 결과에만 집중하여 무언가를 채워 넣기에 급급하지 않고 수업 활동 속에서 학생의 삶을 알게 되니 오히려 문해력 향상을 위해 개별적인 보충이 필요한 지점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문해력을 찾는 과정에 대단하고 절대적인 방법이란 없다. 수업 안에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자신의 방법이 있을 뿐이다.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이다. 결국 수업이 해답이다. 학생 수준을 고려하여 수업 설계를 하고 문해력 증진을 위해 수업 속에 작은 자리를 내어주는 실천이 필요하다. 즉, 각자의 수업 속에서 늘, 반복해서, 짧은 시간이라도 문해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각자의 문해력을 실천하고 성찰하며 앞으로 보완할 점 등을 동료와 나눈다면 문해력을 찾아 떠난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에 이를 것 같다. 물론 그 여행은 또 다른 곳으로 끝없이 이어지겠지만.

두더지가 딸의 신랑감을 찾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가 있다. 두더지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위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니며 해님, 구름, 바람, 돌부처 등을 만난다. 하지만 결국 최고의 사위로 선택한 대상은 평범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두더지 총각이었다. 문해력을 찾는 마음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다. 평범한 내 수업 속에서, 내 학생들의 삶을 좀 더 들여다보면서 학생에게 맞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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