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6연속 기준금리 인상…0.25%p 베이비 스텝으로 인상폭 조절

  • 김형엽
  • |
  • 입력 2022-11-24 10:05  |  수정 2022-11-25 06:48  |  발행일 2022-11-24
내년 경제성장률 2.1%에서 1.7%로 하향조정
한은, 6연속 기준금리 인상…0.25%p 베이비 스텝으로 인상폭 조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베이비 스텝' 결정을 내리며 사상 첫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24일 오전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3.00%였던 기준금리를 3.25%로 0.2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여전히 5%대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1%포인트로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4·5·7·8·10월에 이은 사상 첫 여섯 차례 연속 인상이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게 줄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은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졌으나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11월 4.2%로 10월(4.3%)보다 낮아졌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다섯 달 연속 4%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례적인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1%포인트까지 벌어진 한국(3.00%)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차이도 한은의 인상을 압박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일단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연준이 최소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만 밟아도 격차는 1.25%포인트까지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및 자금·신용 경색 우려 등을 고려해 빅 스텝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졌고, 미국이 통화 긴축 속도 조절을 이유로 오는 12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 스텝에 그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채권시장 등에 여전히 남아있는 자금·신용 경색 위험, 갈수록 뚜렷해지는 경기 하강 추세 등도 기준금리 인상 폭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 후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1%대 성장률은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7%에서 3.6%로 소폭 내렸다. 3%대 물가 상승률은 올해를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4.7%)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만큼 내년에도 고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인 셈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형엽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