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뼈 신경관 좁아져 다리·무릎까지 찌릿찌릿…걷기조차 힘든 '요추협착증'

  • 노인호
  • |
  • 입력 2022-11-29 07:12  |  수정 2022-11-29 07:27  |  발행일 2022-11-29 제16면
막연한 통증만 있을 땐 약물만으로도 증상 호전돼 보존적 치료 우선적
증상 악화땐 신경 압박하는 인대 제거하는 신경감압술 등 진행하기도
간단한 시술로 허리협착증 완치된단 광고 근거없는 사실…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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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런 탓에 척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늘어난 수명과는 반대로 삶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00세까지 살 수는 있지만, 건강하지 못한 채 100세까지 힘들게 살아야 하는 상황이 생겨버린 것이다.

허리(요추) 협착증은 대표적인 척추 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서 진행된 허리뼈의 퇴행성 변화가 척추 내의 신경 통로(척추관)를 좁아지게 만들고, 이로 인한 신경 압박이 통증, 저림, 당김 등의 다리 증상과 보행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땅에 묻어 놓은 수도관이 세월이 지나면서 서서히 막히는 것처럼 허리뼈에 있는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생기는 병이다. 이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퇴행성 병변인 탓에 짧은 시간에 간단한 처치만으로 치료가 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영남대병원 전익찬 교수(신경외과)는 "최근 고가의 수술을 통해 좁아진 척추관을 다시 넓히거나 유착된 신경을 풀어 준다는 광고가 있지만, 확실한 근거를 아직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가의 비용에 비해 치료 효과와 지속기간을 고려할 때, 건강이 극히 좋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에 제한이 있거나 일부 특수한 상황에서 고려될 수 있지만, 대개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까지 많은 전문가의 일치되는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허리 협착증이란

허리 협착증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비정상적인 뼈와 두꺼워진 인대, 그리고 탈출된 디스크 등에 의해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여기에 요추디스크와 관절의 퇴행은 요추를 전·후방과 좌우로 휘게하고 불안정하게 만들어 협착증을 악화시킨다. 이로 인해 신경이 직접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혈류 장애가 발생해 증상을 초래한다. 협착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크게 허리뼈 중앙의 척추관 협착과 허리뼈 사이의 추간공 협착으로 나눌 수 있다. 척추관은 여러 신경이 함께 지나는 큰 도로, 추간공은 큰 도로에서 신경이 빠져나가는 작은 길로 이해하면 된다.

허리 협착증은 퇴행성에 의해 생기는 질환인 만큼 대개 50세 전후로 증상이 서서히 시작된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막연한 허리통증과 불편을 호소하게 되지만, 초기에는 움직임을 조심하고, 간단한 약물과 물리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협착이 진행하면서 증상이 다양해지고 그 빈도와 강도가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개인의 증상에 대한 민감도는 차이가 있지만, 종아리, 발목, 무릎, 허벅지, 엉덩이에 감각 저하와 저림, 통증이 생기면 병원을 찾게 된다. 또 보행 중에 증상이 심해져 허리를 굽히거나 걸음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서 쉬고 나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쉬지 않고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보행 거리가 점점 더 짧아지게 되면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이 심해질 경우 다리의 근력저하(마비)와 대소변 또는 성기능 장애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하지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에는 기존 협착증에 디스크 탈출증이 함께 있을 가능성이 높다.

◆허리 협착증의 진단과 치료

환자의 증상을 토대로 신경학적 검사와 문진을 시행해 요추 협착증이 의심된다면 영상학적 검사로 최종 진단을 하게 된다.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서는 허리뼈가 앞이나 뒤로 밀려있는 전·후방 전위증, 허리뼈가 일반적인 자세에도 과도하게 움직이는 불안정증, 압박골절의 유무, 척추가 휘어 있는 정도, 그리고 전반적인 척추 퇴행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허리뼈 중앙의 척추관과 허리뼈 사이에 있는 추간공의 협착 정도와 형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검사(MRI)가 필요하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시행되는 전산화단층촬영(CT)과 척수조영술 등은 좀 더 세밀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허리 협착증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만큼의 급격한 증상의 악화나 기능의 저하가 비교적 많지 않아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무리한 활동을 피하는 일상의 변화, 적절한 운동,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과 같은 방법이 있고, 소염진통제와 말초신경 혈액순환 개선제 등의 약제를 추가해 증상을 조절한다. 증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경우에는 신경 주변 또는 요추관절 내에 약물을 주입하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대한 고주파 치료가 도움이 된다.

다만 충분한 보존적인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오히려 악화하는 경우에는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두꺼워진 인대를 척추의 뒤쪽 뼈와 함께 제거해 눌려 있는 신경을 충분히 풀어주는 신경감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다리의 힘이 약해지고 보행장애가 있거나 대소변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는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가 불안정한 환자에게 신경감압술을 시행하는 경우 척추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나사못 고정술이 포함된 척추유합술이 추가되기도 한다.

전 교수는 "안타깝게도 허리 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인 탓에 치료를 하더라도 젊은 시절의 건강한 상태로 완전한 복귀는 불가능하고, 수술 후에는 수술 부위와 함께 수술을 시행한 인접마디의 빠른 노화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문제에 대한 경과관찰이 필요하다"며 "퇴행성 질환은 평상시의 생활 습관과 업무 형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부자연스러운 허리 움직임이 있는 작업을 많이 하면, 척추에 부하가 많이 가게 되어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게 되는 만큼 평소의 올바른 척추 자세와 적절한 체중 유지, 그리고 금연과 함께 충분한 영양섭취는 어느 좋은 치료보다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중요한 예방항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의료 관련 프로그램의 증가로 환자들은 폭발적인 의료정보의 홍수에 노출되어 있고,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허리 협착증을 말끔히 치료한다'는 문구로 시작되는 의료광고는 정확한 의료정보의 선별과 판단에 어려움이 있는 대다수 환자를 쉽게 현혹하며, 고가의 시술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적절한 적용을 넘어서 과잉진료와 환자의 진료비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전익찬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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