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가 뭐기에...정부 vs 화물연대 '강 대 강' 대치에 시민 고통 커져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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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1 18:54  |  수정 2022-12-02 09:11  |  발행일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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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한 대구시민이 받은 문자 내역. 화물연대의 파업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생활에도 불편이 나타나고 있다.  독자 제공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면서 시민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화물연대 간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파업의 핵심 사안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 종사자의 근로여건 개선과 화물차 안전 확보를 위해 화물차주와 운수사업자가 지급 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하는 제도다.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됐다. 당시 정부는 기존 운송료 지급 체계 등 시장 혼란을 우려해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日沒制)를 도입했다.


지난달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과 품목 유지 등을 고수하며 화물연대와 대조되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지난달 30일 정부와 화물연대는 2차 협상까지 나섰으나 이견만 확인하고 끝내 결렬됐다. 안전운임제에 대해 3년 연장안을 고수한 정부와 타협점을 찾지 못한 화물노조는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나섰다. 1일 화물연대 대경본부에 따르면 현재 대구경북 1천500명의 화물 노동자가 운행을 멈췄으며, 경북 구미로의 물류 이동을 중단하는 등 화물연대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시민들은 택배·주유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체감하고 있다. 게다가 2일 전국철도노조의 파업까지 예고돼 다소간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주문했던 택배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는 취업준비생 조모(여·28)씨는 "얼마전 네댓 가지의 물품을 택배로 주문했는데, 일부 가게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배송 날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파업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실생활과 밀접한 택배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시민 강모(34)씨 역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도권 일부 주유소의 휘발유·경유가 품절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파업이 계속된다면 대구경북의 주유소 기름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급히 주유소를 방문했다"며 "지인들도 품절 주유소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주유소로 향하며 이번 파업이 얼마나 길어질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유 외에도 다른 노조들의 파업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여실히 느끼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업무개시명령과 함께 추가 대화도 불필요하다는 강경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화물연대는 대정부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 파업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철회,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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