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한국, 8강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열정 남겼다"

  • 이자인,이동현
  • |
  • 입력 2022-12-06 16:56  |  수정 2022-12-06 17:05  |  발행일 2022-12-07 제3면
2022120601000191100007141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붉은 악마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주간의 월드컵 여정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배웠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8강 진출이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에 가로 막혔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전에서 1-4로 패했다. 간절히 바랐던 8강 진출의 꿈은 뒤로하고 2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 것이다.

이날 브라질전 경기가 이른 새벽시간에 열렸지만, 밤을 새우고 출근·등교한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아쉬운 마음속에도 '의미 있는 경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크로아티아 16강전부터 한국-브라질전까지 밤새워 경기를 보고 출근했다는 직장인 배모(26·대구 북구)씨는 "오전 6시 경기가 끝나고 잠깐 눈만 붙이고 대충 씻고 출근했다. 잠을 못 자서 머리가 너무 아픈데도 기분은 좋다"면서 "전반전을 보며 브라질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경악했다. 그럼에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끝까지 경기를 봤는데, 비록 8강 진출은 끝났지만 16강 진출의 기쁨이 남아있어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했다.

역시 밤새워 경기를 보고 출근한 직장인 김모(30)씨는 "'반차'를 쓰려고 했는데, 팀원들의 휴가가 많아 쓰진 못했다"며 "브라질의 페널티킥 판정이 다소 아쉬웠지만 사실 판정 자체가 경기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은 것 같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을 꼽자면 페널티킥 이후 대표팀 움직임이 많이 경직돼 보였다"고 자체 분석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대표팀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모습 정말은 감동적이었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친구들과 실시간 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켜놓고 대화하며 경기를 봤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대학생 김모(24·대구 수성구)씨는 "동기들과 같이 일찍 자서 새벽 4시에 서로 전화하면서 깨워줬다. '줌'으로 같이 경기를 보며 졸기도 했는데, 후반전엔 한국 대표팀이 선전을 해서 눈이 저절로 떠졌다. 졌다는 사실보단 재밌는 추억을 쌓은 것 같아 고마웠다"고 했다.

일부 직장이나 대학교에선 새벽에 열린 월드컵을 응원하는 시민들을 배려해 주는 모습도 보였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오비맥주'에선 전 직원 출근을 오전 11시까지 늦춘 것으로 전해졌으며, 서울의 한 사립대 교양수업에선 본래 대면수업이었던 종강수업을 온라인 녹화 강의로 변경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단순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랜만에 국민들이 대통합 될 수 있었던 데다, 이태원 참사 등 각종 비극적인 사건·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졌던 국민에게 작은 '희망'과 '행복'을 가져다줬다는 것이다.

대학생 심모(22·대구 북구)씨는 "정치나 젠더 문제로 사회가 분열되는 양상을 일상적으로 보곤 한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으로 모든 국민들이 오랜만에 '한마음 한뜻'이 된 것 같았다"며 "이것이 바로 스포츠의 힘이 아닐까 다시 한 번 느꼈다. 대표팀의 포기하지 않는 열정에 나 또한 마인드를 재정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배모(29)씨도 "월드컵 기간 동안 축구팬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고 했다. 그는"브라질전은 예상된 경기였지만 세계 1위의 벽은 어쩔 수 없이 높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팀의 감동적인 16강 진출이 코로나19 등으로 힘들어했던 국민들에게 행복을 준 것만 같다. 그동안의 환상적인 퍼포먼스와 끈질긴 퍼포먼스는 국민들에게 큰 힘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자인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이동현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