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마다 기침하고 가슴 답답하다면 천식 의심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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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3 07:15  |  수정 2022-12-13 07:27  |  발행일 2022-12-13 제16면
기관지에 염증 생겨 과민해지는 만성 질환…국내 환자, 전체 인구의 5%
소아뿐만 아니라 성인도 발병…소아, 완전 개선 가능하지만 성인은 불가
치료 3가지 목적, 현재 증상 없애기·악화 예방·무증상 시 폐기능 저하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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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은 겨울철에 증상이 심해지는 호흡기 질환 중 하나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조사 방법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 천식 환자는 전체 인구의 5%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에게만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다.

◆알지만 낯선 '천식'

천식은 과민성을 특징으로 하는 기관지의 만성 염증 질환이다. 숨을 쉴 때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인 기도는 성대를 중심으로 위쪽 부위를 상기도, 아래 부위를 하기도라고 부른다.

천식은 이 중 하기도, 즉 기관지가 과민한 병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기관지가 과민해지는 이유는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염증은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털 같은 물질에 알레르기가 생겨서 발생하기도 하고 담배나 미세먼지, 대기오염 같은 오염물질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비만과 같은 내부요인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천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고, 천식의 양상, 발병하는 시점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가 있다. 물론 어떤 연령에서나 새롭게 발병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다. 다시 말해 다 나아서 더 이상 치료하지 않을 수 있는 병이 아니란 의미다.

소아 천식은 나이가 들며 폐와 기관지가 성숙하면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알레르기 면역치료 같이 알레르기 자체에 대한 문제가 해결, 천식이 완전히 개선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성인의 천식은 완치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다만 약을 잘 사용할 경우 80~90%는 큰 문제 없이 잘 조절할 수 있는 병이어서 조금 번거로울 뿐 관리만 잘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럴 땐 천식을 의심해 봐야

영화 등에서 보면, 천식 환자는 발작적으로 숨이 차고 즉시 천식약을 먹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호흡곤란이 오는 병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일부 천식 환자는 영화에서 표현되는 것처럼 매우 심한 발작적 호흡곤란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천식이 다양한 이유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증상의 종류나 강도, 악화 빈도도 그만큼 다양하다.

특히 천식이 심하지 않거나 젊은 층인 경우는 폐 기능이 좋아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끼기보다는 기침이나 가래 증상이 있다가 없다가 하는 형태로 주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반복적인 기침이나 8주 이상의 만성 기침이 있을 경우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1년에 3~4회 이상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실제로는 감기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천식이 1년에 3~4회 이상 악화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천식의 특징 중 하나는 심해졌다가 좋아지는 걸 반복하는 것으로, 증상이 자주 변한다. 그런 만큼 증상이 늘 똑같이 있거나 일관되게 점점 더 나빠지는 경우에는 천식이 아닌 다른 호흡곤란, 기침 등의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천식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며 시작되는 병이므로 주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는 기관지 염증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먼지가 많은 곳에 가면 증상이 생긴다거나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한 이후 증상이 생긴다든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에 산 등으로 야외 활동을 오래 하고 심해진다든지 하면 알레르기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알레르기가 없는 분들도 기본적으로 일교차가 크고 추우며 건조한 요즘 같은 날씨에 염증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환절기마다 기침하고 가슴이 답답하면 천식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또 천식을 악화하는 대표적인 자극은 운동이다. 차고 건조한 곳에서 운동을 하고 나서 점차 숨이 차오고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든다면 천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보통 밤에 호르몬 등의 영향 때문에 염증이 심해지는데 밤마다 이런 증상이 심해질 때도 천식 가능성이 크다. 호흡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감기에 걸리면 기도 염증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가 남들보다 심하고, 오래갈 때도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천식 진단에는 증상이 제일 중요하다. 언제, 어떤 증상이 생기는지, 기간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등을 주로 파악한다. 증상 이외에도 객관적인 증거가 있으면 천식을 더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다. 천식은 기관지가 과민한 병이기에 기관지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변동을 보면 천식이라고 진단할 수가 있다. 그래서 천식은 일부러 악화시키는 자극을 주기도 하고, 좋아지게 하는 치료제를 쓰면서 그 변화가 큰지 관찰하며 진단하게 된다.

같은 이유로 폐 기능 검사 시 치료제를 주거나 일부러 악화시키는 자극을 준 후에 반복적으로 측정해 보는 형태로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천식을 유발할 수 있는 염증 원인이 다양해 어떤 종류의 염증인지 구분, 치료 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이를 위해 천식을 진단하는 검사 외에도 피검사와 기관지 염증의 정도를 보는 호기산화질소 검사를 통해 특정 종류의 염증이 있는지에 대해 검사한다.

천식 치료는 △현재 증상 없애기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증상이 없더라도 점점 폐 기능이 나빠지는 것 예방하기 3가지 목적으로 진행한다. 그런 만큼 현재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의사와 상의해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있을 때만 약을 써도 되는 가벼운 천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병을 계속 키우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흡입 스테로이드는 의사와 상의한 용법대로 잘 챙겨서 사용해야 한다. 흡입 스테로이드는 먹는 약과 다르게 사용법을 숙지해 사용해야 한다. 흡입기 사용이 불편하기도 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흡입기 없이 지낼 수 있기 때문에 약을 쓰다가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또 흡입기에 들어있는 스테로이드를 오래 써도 되나 하는 마음에 약을 꾸준히 쓰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입에 가글만 잘하면 거의 부작용 없이 매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다.

칠곡경북대병원 박한기 교수(알레르기내과)는 "천식은 병 자체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 인자들도 같이 조절해야 한다. 대표적인 게 흡연, 비만, 비염, 스트레스다. 이러한 요인을 같이 잘 관리하고 약을 잘 사용한다면 천식의 95%는 병이 없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영위하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만큼 천식이 의심되면 악화하기 전에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이후 의사와 상의한 방식으로 규칙적인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박한기 칠곡경북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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