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 스텝' 금리 인상…한미 금리 22년 만에 최대 격차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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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6  |  수정 2022-12-15 09:42  |  발행일 2022-12-16 제10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 기준금리와 격차가 22년여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서 빅 스텝으로 속도를 낮췄지만 벌어진 격차로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미 연준은 13∼1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에서 4.25∼4.50%로 0.50%포인트 올렸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7.1%)이 10월(7.7%)과 시장 전망치(7.3%)를 모두 밑돌면서 6·7·9·11월에 이은 5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피하고 빅 스텝으로 보폭을 줄였다.

하지만 긴축 속도만 다소 더뎌졌을 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는 유지 중이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에서 내년 금리 중간값은 5.1%로 전망됐다. 앞서 9월의 4.6%보다 0.5%포인트나 높아진 것. 연준이 '조금 천천히, 그러나 더 높은 수준까지 오래'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연준의 빅 스텝으로 한국(3.25%)과 미국(4.25∼4.50%) 간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벌어졌다. 1.25%포인트는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점도표에 대로 연준이 최종 금리 수준을 5% 안팎까지 높일 경우, 한미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50%까지 커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 위원이 3.50% 제안했다"고 답했다. 한은과 연준이 현재 시점 예상대로 각각 3.5%, 5.0%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면 격차는 1.50%포인트에 달하게 된다.

한은은 내년 1월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베이비 스텝을 시작으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춘 만큼 한은도 자금·신용 경색과 경기 둔화 등 국내 시장 여건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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