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고혈압…최고·최저혈압 비교해 고혈압 확인해봐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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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7 07:19  |  수정 2022-12-27 07:20  |  발행일 2022-12-27 제17면
젊은 층에서도 환자증가 지속…인지율·치료율은 낮아
평소 정확한 혈압 측정해야…최고·최저 차이 크면 위험
규칙적 운동·스트레스 관리·식이섬유 섭취 등으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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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까지 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가 된 시대가 됐다. 이제 다음 단계로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병원만 오가며, 아니 병원에서 100세까지 겨우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뇌경색이나 심장병, 심부전증, 신부전 등의 원인이 되고, 이들 질환이 발병하면 치료비용도 엄청나고 개인의 사회적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가에서 고혈압 관리에 적극적인 이유는 고혈압 치료로 뇌경색이나 심장병, 심부전증, 신부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환자가 적지 않게 늘어나는 분위기여서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고혈압 치료,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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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윤혁준 교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위한 이들이 두려워하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은 뇌경색, 심부전증, 신부전 등이다. 이 질환들은 고혈압에 의해 일어나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발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10명 중에 4명 이상이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른 채 살고 있고, 고혈압을 알고 있는 환자의 35%가량은 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약을 먹고 있는 환자 중 35%가량은 치료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다.

문제는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9세 중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19만5천760여 명에서 지난해 25만2천930여 명으로 29%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20대 고혈압 환자는 2017년 대비 44% 이상 늘었다. 20대의 증가폭이 30대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비만과 스트레스 증가를 고혈압 환자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심평원 자료를 보면, 병원에서 비만으로 진단을 받은 20~30대 환자는 2017년 6천340명에서 지난해 1만493명으로 65.5% 증가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젊은 층 고혈압 환자의 인지율과 치료율은 낮다.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20~30대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17%, 치료율은 14%에 불과했다. 지속치료율도 20~30대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 판단하는 기준

고혈압은 생각보다 그 빈도가 흔하다. 하지만 고혈압이라는 병이 가진 심각성에 비하면 증상이 없는 편이 대부분이다. 흔히들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그렇다고 고혈압을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고혈압은 혈압계로 혈압을 재는 것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구청 민원실 등 공중 시설에 혈압계가 설치되어 있어 마음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자신의 혈압을 확인할 수 있다.

혈압은 심장이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펌프질을 할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말한다. 혈압을 말할 때는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같이 말해야 한다. 최고혈압이란 심장이 피를 쥐어짤 때 측정되는 혈압이고, 최저혈압은 심장이 이완되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측정치를 의미한다. 혈압의 정상 수치인 '120에 80'은 수축기 때 120㎜Hg, 이완기 때 80㎜Hg를 뜻하는 것이다. 이처럼 최고혈압과 최저혈압, 두 가지 모두 고혈압을 판정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맥압(pulse pressure)이라고 해서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의 차이가 크면 위험도가 높아지고, 이 경우는 동맥벽의 탄성이 떨어질 때 증가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립보건원(NIH)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고혈압은 최고혈압 140㎜Hg, 최저혈압 90㎜Hg를 넘길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고혈압 120㎜Hg, 최저혈압 80㎜Hg를 넘는 경우는 '고혈압 전단계'라고 하고 고혈압에 준하는 관리를 권하고 있어 혈압이 '정상'이란 판정을 받는 게 어려워졌다.

◆혈압 측정과 관리

혈압은 여러 환경에 의해서 변동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만큼 혈압을 측정할 때는 정확한 상황에서 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그에 따른 치료와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올바른 혈압 측정을 위해서는 우선 30분 이상 휴식과 안정을 취한 후에 시도해야 한다. 또 얇은 옷을 입었을 경우에는 상관없지만, 두꺼운 옷을 입었을 경우는 가급적 상의를 벗고 측정해야 한다. 팔을 걷어서 측정하는 것은 실제보다 낮게 측정될 수 있다. 혈압 측정 3시간 이내에 커피나 흡연은 피하고 카페인 함유 드링크제를 피하는 것이 정확한 측정에 도움이 된다.

"고혈압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걱정 때문에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고혈압 자체가 나이가 들면서 더욱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 부분 맞는 말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하지만 평생 먹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싫다고 해서 혈압조절을 외면하면 한창일 나이에 심부전이나 뇌출혈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했다.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강압치료와 약제 조절을 병행하면서 약제 없이도 훌륭히 조절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평소에 혈압을 자주 측정해서 '내 혈압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는 특징이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나오는 고혈압 약제들은 대부분 하루 한 번만 먹어도 그 효과가 지속되는 약제들로 고혈압 환자에게는 값비싼 영양제를 구해 먹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이와 함께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노력을 하는 게 좋다. 또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생선, 견과류 위주로 먹는 것이 혈압관리에 도움이 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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