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좌우로 넓게 벌리고 보폭 좁게 걸어야 낙상사고 막는다

  • 노인호
  • |
  • 입력 2023-01-03 07:43  |  수정 2023-01-03 08:02  |  발행일 2023-01-03 제16면
겨울철 건강관리 방법
추워도 실외서 하루 30분 이상 햇빛 쬐야 비타민D 생성·신진대사 원활해져
신체 경직돼 있어 운동 전 전신 준비운동 통해 체온 높이고 근육 풀기 필수
골절 진료, 2015~2019년 연평균 2.8%↑…기온 낮은 1월에 입원환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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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건강관리가 어려운 계절이다. 연일 이어지는 한파 탓에 외부활동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보니 운동을 하는 것도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겨울철은 건강 관리가 가장 힘든 계절이다.

온몸을 잔뜩 움츠려 경직된 신체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관절과 디스크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그런 만큼 겨울철 근골격계질환은 다치고 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내 운동은 자신의 조건에 맞게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등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힘들어지면서 실내 헬스장 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날씨 등으로 인해 실내에만 있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평소 가지고 있는 질환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겨울철의 경우 특히 규칙적인 운동과 신체 활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다만 여름철과 달리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우선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체온을 상승시키고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전신 준비운동은 평소보다 철저하게 시행해야 한다. 체온이 낮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하다 보면 근육이나 인대, 건 등에 상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 어깨, 무릎 등 많은 힘이 가해지는 곳은 운동이 끝난 후에도 마무리 운동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근육통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겨울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은 러닝머신을 이용한 빨리 걷기, 가벼운 달리기 등이다. 지방을 태워 체중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허리와 다리의 유연성을 키우고 근육과 관절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다만 무리한 러닝은 달릴 때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족저근막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아킬레스건염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과체중, 비만인 경우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유연성이 떨어진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욕심을 부려 달린다면 무릎연골 파열, 십자인대 손상의 우려도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고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무릎이나 발목에 실리는 하중이 비교적 적은 실내자전거를 타는 것이 좋다. 다만 자전거를 탈 때도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을 잘 지킬 경우 허리디스크, 관절 수술 후에도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자전거를 탈 때 상체가 과도하게 숙여지지 않도록 핸들과 의자의 높이를 조절해 허리를 바르게 편 상태에서 페달을 밟을 경우 이상적인 척추 굽이로 골반이 들리고 효율적인 운동이 가능하다.

다만 허리디스크, 좌골신경통 등이 있을 경우 자전거를 타는 중간에 허리를 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근력 운동 시에는 바른 자세와 자신에게 맞는 중량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나치게 중량이 무겁다면 자세와 동작이 흐트러지고 근육과 관절, 인대 부위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운동 호흡법을 지켜서 운동 중에 절대로 숨을 참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운동 부위의 근육에 힘이 들어갈 때 숨을 내쉬고 힘을 뺄 때 숨을 들이마시는 호흡법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박찬홍 병원장은 "날씨가 춥다고 실내에만 있으면 햇빛 부족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하루 30분 이상 충분한 햇빛을 쪼이는 생활습관은 피부 속에서 비타민D를 생성시켜 칼슘 흡수를 도와주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 체중 관리,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이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쉽고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낙상사고 예방은 필수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골절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5년 217만명에서 2019년 243만명으로 26만명 증가(11.6%), 연평균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9년 기준 골절 질환으로 진료받은 인원을 연령 별로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 중 50대가 42만8천명으로 17.6%를 차지했고, 그 다음은 60대 41만3천명(17.0%), 70대 31만6천명(13.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환자 수가 많은 50~60대의 입원 진료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입원환자는 1월이 가장 많았다.

진료인원 1인당 진료비를 연령대별로 보면 9세 이하는 1인당 32만3천원으로 가장 낮았던 반면 80대 이상은 246만9천원으로 9세 이하의 7.6배에 달했다.

노인들의 경우 진료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낙상사고가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했다.

그런 만큼 겨울철 눈길, 빙판길을 걸을 때는 △평상시보다 다리를 좌우로 넓게 벌리고 보폭은 좁게 해 무게중심의 이동을 줄이고 △계단이나 내리막길에서는 자칫 발을 헛디뎌 넘어질 위험이 큰 만큼 몸을 옆으로 돌려 게걸음 걷듯이 내려오고 △겨울용 미끄럼방지 신발이나 바닥 마찰력이 좋은 신발을 착용하고 △손 장갑을 준비해 날씨가 춥다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지나치게 부피가 큰 옷보다는 여러 벌 겹쳐 입어 활동성을 좋게 하고 △바쁘게 서두르다 보면 넘어질 위험이 커지는 만큼 시간 여유를 넉넉하게 가지는 게 필요하다.

대구 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은 "겨울철에는 낙상 사고가 잦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넘어져 척추 골절이나 골반 골절, 손목 골절로 오랜 기간 고생을 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심폐기능과 건강수명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척추가 골절되면 가만히 누워있을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몸을 돌리거나 일어서려고 할 때, 허리를 굽히거나 젖히고 돌리는 자세를 할 때 골절된 부위의 통증이 심해진다. 기침을 하거나 대소변을 볼 때에 복압이 올라가면서 통증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장애가 발생한다.

만약 4주~6주 정도 절대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해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박찬홍 대구우리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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