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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풀린 현금이 17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화폐발행 잔액 증가율은 2004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았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 금리 상승, 코로나19일상회복에 따른 위험회피심리 완화 등으로 현금 선호도가 떨어진 탓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74조8천622억원으로 1년 전(167조5천718억원)과 비교해 4.4%(7조2천903억원) 늘었다. 2004년(1.6%)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다. 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발행해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잔액으로, 시중에 현재 유통되고 있는 현금 규모를 말한다.
화폐발행잔액은 2016년 말 97조3천822억원에서 2017년 말 107조9천76억원으로 100조를 넘어섰다. 이어 코로나19 피해회복 지원 등으로 유동성이 확대 공급되고, 현금을 쌓아두려는 유인이 늘어나면서 2020년 말 147조5천568억원, 2021년 말 167조5천718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최근 전년 대비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은 2018년 6.9%, 2019년 8.9%로 한 자릿수를 보이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17.4%)과 2021년(13.6%) 급증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위험회피심리 등으로 현금을 보유하려던 유인이 높았고, 지난해 일상회복 기조에 접어들면서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돼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이라며 "지난해 예금 금리가 상승, 현금보유의 기회비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은행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21년 11월 1.57%에서 지난해 11월 4.29%로 2.72%포인트 올랐다. 은행 수신(예금·작년 12월말 잔액 2천243조5천억원)은 지난해 107조4천억원 늘었고, 특히 정기예금이 200조1천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화폐발행잔액 중 5만원권이 152조9천407억원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했다.
5만원권은 전년 대비 8조7천296억원(6.1%) 증가했다. 1만원권 잔액은 2021년 17조8천219억원에서 지난해 16조3천750억원으로 1조4천469억원(8.1%) 감소했다. 전체 화폐발행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4%였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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