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시장 뛰어드는 '배터리 3사'...핵심 부품 양극재 제조사는 손놓고 있어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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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7 14:47  |  수정 2023-03-21 07:17  |  발행일 2023-03-21 제11면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LFP 배터리 진출 공식화
NCM 집중하던 양극재 업계는 "LFP 양산 계획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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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차전지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SK온 부스에 설치된 LFP 배터리 콘텐츠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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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차전지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양극재 제조업체 에코프로 부스에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근 '저가형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국내 양극재 제조업체는 라인확보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부담때문에 손을 놓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양극재 시장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국내 '배터리 3사'로 불리는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은 국내 최대 2차전지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로의 전환을 앞다퉈 외쳤다.


이들 배터리 3사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박람회에서 LFP 배터리에 큰 비중을 뒀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시제품을 공개했고, 삼성SDI는 개발을 공식 선언했다. 삼성SDI는 그간 저가 원료인 망간 비율을 대폭 높이고, 고가인 코발트는 최소화하는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준비해왔지만 이번에 방향을 선회했다.


국내에 LFP 배터리 사업이 부각된 것은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형 전기차를 잇따라 선보이기로 하면서다.


미국의 제네럴모터스는 올초 전기 SUV '이쿼녹스EV'를 3만달러(약 3천900만원)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2만5천달러(약 3천250만원) 이하 '모델2'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KIA가 내년부터 'EV3' 양산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절반를 차지하기 때문에 저가형 전기차 생산엔 저가형 배터리가 필수다. LFP 배터리는 가성비가 좋지만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면서 LFP 분야는 중국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향후 LFP 배터리 시장이 더 커질 기미를 보이자 양상은 달라졌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부랴부랴 LFP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드는 국내 양극재 제조사들은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양극재 제조사들은 현재 NCM,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 생산물량도 한참 밀려있는 상태다. LFP 라인을 확충할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양극재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포스코 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는 최근 LFP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산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엘앤에프와 에코프로 측도 기술력은 갖고 있지만 실제 설비를 갖추고 양산까지 하기엔 시간적 여유나 비용면에서 여력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린 코발트 프리(NMX) 양극재를 차세대 기술로 개발해왔다"면서 "NMX는 현재 구비한 라인에서 장비만 일부 바꾸고, 원료 비율을 조절하면 되지만, LFP는 아예 다른 라인을 돌려야 한다. 중국의 물량 공세를 좇아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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