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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수준이 안정되는 듯 보였으나 지난달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여전히 물가 안정 회복이 미국 경제의 최우선 목표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의 강점은 여타 G7(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 국가와 다르게 외부 수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시장경제 구조적 특징을 갖는다는 것이다.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덜 받는 경제구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 시장의 상황은 인플레이션과 미·중 경쟁으로 인한 소비 지출 감소로 경제회복세는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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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한국외국어대 HK연구교수 |
바이든 정부 '탄소 제로' 강화
태양광·풍력 투자땐 세액공제
선도기업들 점유율 확대 기대
미디어 인프라투자도 가시화
中기업 미국 내 활동 규제 속
韓 문화·브랜드 영향력 증대
◆바이든 정부의 정책 지원 주목
소비 회복 지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내 시장의 기업 환경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적 지원 덕분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반도체 등 기술 부문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지속될 전망이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중국의 디커플링(decoupling)을 유도하면서 미국 국내로의 외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의 인프라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외국 자본 유치로 인해 미국 내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로 유입된 외국 자본은 2018년 약 2천억달러에서 2023년 약 5천억달러까지 증가했고, 그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또한 2021년 6%까지 치솟았다. 또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미국 비중도 2022년부터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IRA로 한국 반도체 타격 불가피…한국 정부 역할 중요
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의 경우 현재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는 자국 기업 경제 보호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외국 기업 활동에 대한 다양한 규제가 생겨났다. 미국 제조업을 보호·부활시키고,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방지하겠다는 목적이 담겼다.
특히 한국 경제의 경쟁력과 긴밀한 대표 규제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들 수 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중국에서의 국산 반도체 생산에도 불가피한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 내 국산 반도체 생산에서 기술 투자가 힘들어지고, 한국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 대한 불가피한 비용이 과대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상황은 한국 정부의 외교적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미국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대중국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므로 한국 정부는 기업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미국 신재생에너지 강화…한국 태양광·풍력에 기회
바이든 정부의 남은 임기 중에 주요한 어젠다 및 산업 분야는 환경과 관련한 에너지 부문이다. 즉 2035년에서 2050년까지 순 배출 제로(net-zero emissions, 온실가스·탄소 등 공해 물질 배출량만큼 제거해 총량을 0)를 유지하는 환경 및 에너지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IRA로 한국 자동차 및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내 사업 환경이 어려워질 전망인 반면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 부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한국 태양광, 풍력 기업 등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상 보고서는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한화 솔루션은 올해부터 매년 2억달러 이상의 세액 공제 혜택(청정에너지 투자세액공제에 의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풍력발전용 타워 제작사인 씨에스윈드 역시 세액 공제 및 미국 내 투자 확대가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UFLPA) 시행으로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한국의 2021년 대비 2022년 태양광 모듈의 미국 수출액은 143% 증가한 8억5천267만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수출액 중 89.1%나 차지했다.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향후 미래 산업 전략의 필수요소다. 미국 시장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경쟁력 강화는 한국의 경제발전 지속성에 있어 주요한 부문으로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 내 미디어 환경 빠르게 개선될 것
마지막으로 바이든 정부는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특별히 인터넷, 브로드밴드 등 미디어 관련 인프라 확충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총인프라투자비용 1조2천억달러 중 650억달러를 브로드밴드 확충에 투자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개선될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미국 정부는 미디어 영역에서 중국 기업의 미국 내 활동을 막고 있다. 이는 한국의 미디어 기반 플랫폼의 경쟁력을 활용할 좋은 기회로 판단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모바일 환경은 점차 개선·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디어 활용 가능성 확대 및 인터넷 사용자 증가를 의미할 수 있다.
◆한국 문화 콘텐츠 확대의 기회
최근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오징어 게임이다. 미국의 하이테크 기술은 높은 수준이지만, 인터넷 보급에 있어서는 특히 농촌에의 보급 및 품질은 아직 한국과는 비교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인터넷, 브로드밴드 등의 확충은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증대시킬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문화를 기반한 무역 이론에 따르면(대표적 연구로는 아키라 나가시마 연구가 있음), 문화 교류로 인한 문화적 친밀도 상승은 상대국 및 상대국 상품에 대한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져 무역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미국 내 Google 사용자들에 대한 오징어 게임, K-컬처, 한국 상품간 관심도 내지는 상관성을 보여주는 자료에서 증감의 패턴이 굉장히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술한 무역 이론으로 다시 해석하면, 오징어 게임과 같은 문화 콘텐츠는 미국 내 한국 상품에 대한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며, 궁극적으로 한국 상품의 대(對)미 수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대중 압박 심화…한미 경제협력 확대의 기회
지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위기, 미·중 경쟁의 심화, 미국의 대중 견제에 따른 한국 경제로의 직간접적 영향력 증가 등은 기존 경제 전략으로는 대처가 힘들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중국 경제와 밀접한 한국 경제의 현재 상황은 미국의 대중 경제 심화로 인해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신재생 에너지 및 한류 기반 문화 콘텐츠에 대한 미국 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및 영향력을 확장하는 시기로 활용한다면 언젠간 회복될 미국 경제 그리고 미국과의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중요한 토대가 될 시기라고 제안해 본다.
글=김진형 HK연구교수
정리=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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