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슈미르의 수도 무자파라바드 인근에서 인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의해 피해를 입은 건물을 군인들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70년 넘게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온 인도와 파키스탄이 7일(현지시간) 미사일을 주고받으며 군사적 충돌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양국 간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은 인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자국 민간인 26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고 주장했고, 인도 경찰은 파키스탄의 포격으로 자국령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집계된 양국 사망자는 36명, 부상자는 94명에 이른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발생한 총기 테러로 26명이 숨진 사건 이후, 10여일간 실질통제선(LoC) 인근에서 소규모 교전이 이어지다 벌어진 대규모 군사행동이다. 인도 정부는 이날 새벽 테러조직의 기반시설 9곳을 겨냥한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으며, 파키스탄은 보복 미사일 공격으로 인도 전투기 5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카슈미르를 둘러싼 세 차례의 전면전을 치른 바 있다. 카슈미르 내 다수인 무슬림은 파키스탄으로 편입하기를 원했지만, 힌두교도였던 소수 지도층은 인도 편입을 결정했다.
이런 탓에 독립이나 파키스탄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가 자주 일어난다. 2019년 2월에도 양국이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지역으로 끊임없이 테러리스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인도의 미사일 공격에 강력히 대응할 모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샤리프 총리는 “교활한 적군이 파키스탄 다섯 지역에 비겁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파키스탄은 인도가 자행한 이 전쟁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모든 권리가 있으며, 현재 강력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가 '사실상 핵보유국'인 탓에 국제사회는 확전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의 충돌이 조속히 끝났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양국 모두에 군사적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국 모두 핵 전면전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확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키스탄의 극심한 경제난과 인도의 모디 총리가 당장 총선을 앞두고 있지 않다는 점 등 때문이다. 카슈미르 실질통제선 일대에서 소규모 무력 충돌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