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조합장을 찾아서] 최성문 대구축협조합장 "팔공상강한우 대표브랜드로 육성"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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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8  |  수정 2023-03-28 10:37  |  발행일 2023-03-28 제12면
"기후변화 대응 축산경영시스템 보완 주력"

[대구경북 조합장을 찾아서] 최성문 대구축협조합장 팔공상강한우 대표브랜드로 육성
최성문 대구축협 조합장 당선인은 축산 농가의 2세를 미래의 기둥으로 여겼다. 그는 "2세들에 대한 교육을 집단이 아닌 소수로 진행해 집중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축협 제공〉

"그거요? 내가 잘한 게 아니고 직원들이 잘한 겁니다."

3·8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다시 한번 조합원의 선택을 받은 최성문(69) 대구축협 조합장을 지난 23일 만나 지난 8년간의 성과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최 조합장은 "지난 8년간 조합원과 임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나름 신경을 많이 썼다. 특별히 뭘 꼬집어 대단한 것을 했다고 하긴 어렵다. 다만 조합원과 임직원들이 각종 사업을 적극 추진한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 다 고생한 것을 조합장이 대표로 수상한 것뿐이다. 내 자랑을 하면 안 되는 부분"이라고 조합원과 임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2020년엔 NH농협생명으로부터 '경북 농축협 베스트 CEO'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상은 △생명보험 추진 우수 △농업인안전보험을 통한 농업인 보장확대 △농가소득 증대 기여 △농업·농촌·농협 발전을 위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농·축협 조합장을 선정해 수여한다.

그가 축산업에 종사한 것은 41년 전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열심히 공부해도 마땅한 직업을 갖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가업을 잇기 위해 축산농가를 맡은 것은 아니다. 28살이던 그는 결혼 후 돼지 한 마리를 5만원에 분양받았다. 먹고 살기 위해 내린 선택이었다. 그런데 기르던 돼지가 새끼를 분만하고 출하한 날 70만원을 벌었다. 그때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게 축산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한우농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외환위기 때였다.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소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당시 돼지들을 팔고 마리당 30만원씩 하던 송아지를 분양받았다. 이후 소 가격과 구제역 등 소와 관련된 파동을 세 차례나 겪었다. 이때 경험에서 곧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단다.

그는 "지금 소 가격 폭락으로 축산농가가 겪는 고통은 끔찍한 수준이다. 경기침체에 빠진 기업들이 삼고(三苦)를 겪는다고 하는데, 우리 축산업계는 사고(四苦)를 견디고 있다"며 "향후 4년간은 축산농가들이 겪는 고통을 이른 시일 내에 벗어날 수 있도록 축산물 시세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머지않아 축산농가들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뭄과 폭우,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맞춰 경영시스템도 수정·보완해야 한다.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 단가도 덩달아 오른다. 반면 소 가격이 하락하면 축산농가는 손해를 버틸 수가 없다"면서 "과거엔 기후변화를 바로 체감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피부에 와닿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선제 대응차원에서 한우연구소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부터 14년 연속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선정하는 우수축산물 브랜드 인증을 획득한 '팔공상강한우'를 지역 대표 축산물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도 세웠다. 최 조합장은 "팔공상강한우는 대구축협에서 생산한 사료를 먹고 출하한 농가의 소를 직접 운영하는 육가공 공장에서 도축해 브랜드로 만들어 판매한다"며 "안전 및 품질관리에 중점을 둬서 소비자에게 축산물 품질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었다. 항상 기본에 충실하며 지역 대표 브랜드로 발돋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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