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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55용사 이름을 부르기 전에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서해 영웅' 등 전사한 장병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울먹인 것과 관련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장병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평정을 유지하겠나"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26일 대통령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전사한 55명의 장병 이름을 5분여 동안 차례로 불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호명 직전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리며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유족은 물론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참모들, 군 장성들 상당수도 눈물을 훔친 거스로 전해졌다. 기념식 전에는 묘역을 돌아본 윤 대통령이 비석을 하나씩 살펴보며 전사 당시 나이가 몇이었는지, 지금 살아있으면 몇 살인지 묻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 손을 잡고 "진짜 죄송합니다, 어머님"이라고 말했다.
행사 뒤 이어진 오찬에서도 윤 대통령은 "20대 청춘들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라고 소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후 다른 자리에서 참모들에게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장병을 생각하면 어찌 평정을 유지할 수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전사자 이름을 부르며 기리는 이른바 '롤 콜'은 일찌감치 확정된 형식이었다고 한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보훈처는 2015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이 미국 워싱턴DC에 한국전 기념 공원을 건립하고 추모의 벽을 세우는 과정에서 윌리엄 웨버 이사장이 무려 사흘에 걸쳐서 3만5천명의 미군 병사 이름을 직접 부르고, 이듬해인 2016년 6시간 걸쳐 카투사 장병 7천명의 이름을 호명한 것에 착안해 이번 롤콜 행사를 기획했다고 대통령실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서해 수호의 날 기념사 실시간 영상은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3만6천여 명이 조회했다. 이는 취임 후 최고치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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