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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교체설'이 나왔던 대통령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자진 사퇴했다.
정가에선 '4월 국빈 방미'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과 맞물린 결정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본인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그런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인 김 실장의 사퇴에 큰 의미를 두는 있다.
앞서 대통령실에서는 한일정상회담 직전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사퇴하고 외교안보 실무를 담당하는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자리를 옮기는 등 외교라인이 잇따라 교체된 바 있다. 이 비서관의 교체는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5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앞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김 실장 경질을 비롯한 외교안보라인의 교체설이 나돌았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국빈 방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일정 관련 보고가 누락되면서 뒤늦게 문제가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측이 방미를 계기로 한류스타 관련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나, 윤 대통령에게 적시에 전달되지 않아 진행에 차질을 빚을 뻔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해당 일정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으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김 실장의 사의를 오늘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후임 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주미대사 후임자를 신속히 선정해 미 백악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출신의 조 신임 실장은 외무고시 14회 출신으로 공직생활에 입문한 뒤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후 국회의원을 지내다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발탁된 바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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