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新)관문 서대구역 일대 대형 유통업체 유치 '감감'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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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8  |  수정 2023-05-17 18:54  |  발행일 2023-05-18 제5면
서대구역사 인근 환경 열악한 게 가장 큰 이유

경기불확실성으로 유통업체 투자 심리도 '꽁꽁'

대구시, 복합환승센터 착공한 뒤 단계적 추진
대구 신(新)관문 서대구역 일대 대형 유통업체 유치 감감
서대구역이 개통된 지 2년 째지만 여전히 대형 유통업체 유치는 요원한 상태다. 대구시는 환승복합센터 설립을 우선한 후 대형 유통업체 유치 등을 도모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오는 2028년쯤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예정인 대구의 신(新)관문 '서대구역'에 역세권 활성화의 구심점이 될 대형 유통업체 유치 프로젝트가 제자리 걸음이다.

서대구역에는 KTX, SRT 등 고속열차가 정차하고, 대구경북신항공과 연계될 광역철도와 대구권 광역철도로도 활용된다. 여러 가지 기능이 집중되는 대구의 교통 결절점(結節點)이다.
하지만 집객효과가 큰 유통업체들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서부권 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설립(2012년 5월)도 되기 전인 2010년 신세계백화점이 진출 의사를 밝혔던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서대구 역세권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 (3만2천여㎡) 건립을 추진한다. 국비와 시비를 합쳐 2025년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건축비만 5천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형유통업체 입점이 이 일대 유동인구 확대 및 상권 활성화의 생명줄로 인식되고 있다.

시는 2019년 9월, 2020년 5월 서대구 역세권 개발 비전을 잇따라 발표했고 지난해 말 투자 유치 설명회도 열었지만, 눈에 띄는 대규모 대형 유통업체의 '러브 콜'은 없었다.

당초 시는 서대구 역세권 개발을 위해 롯데와 두산이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롯데를 주축으로 서대구역사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의 신세계백화점에 버금가는 쇼핑몰을 건립하려 했다. 서대구역사 북서쪽에 있는 하수처리장 2곳을 이전한 후 생기는 후적지(28만1천100㎡)에 쇼핑, 멀티플렉스 등 복합 엔터테인먼트가 들어서는 대규모 상업 단지 조성 방안도 구상했다.

기대와 달리 서대구역에는 당분간 대형 유통업체 입점이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핵심 이유 중 하나로 서대구역사 인근의 열악한 환경이 꼽힌다.
다행히 올해 대구 염색산업단지 이전 용역이 가시화되고,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사업도 협상 대상자인 GS컨소시엄과 협의해 기본설계와 경제성 검토를 순조롭게 마칠 계획이지만, 대규모 유통시설이 입점하기엔 여전히 주변 여건이 열악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흘러 나온다.

금리인상 및 물가상승 기조, 돈맥경화 현상 등 경기 불확실성 탓에 유통업체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도 한몫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민간 투자사업 개발 여건도 급격히 악화됐다.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유통업체들이 대형 시설을 짓는 데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사업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여긴다.

시가 서대구 역세권 개발을 위해 대형 유통업체를 입점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최대 가구기업인 이케아다. 시는 이케아를 서대구역에 유치하기 위해 스웨덴 본사와 논의했지만 부지 부족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세계그룹 계열 복합쇼핑몰 유치도 타진했지만, 규모가 작고 향후 경기상황도 불확실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회신이 없다.

시는 대형유통업체 입점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부지여건에 따라 구역별 특성에 맞는 공공 개발 방식으로 전환, 어떻게 된 집객효과가 큰 구심점을 확보해 서대구역사 일대를 개발하려고 한다. 일단 공공성이 높은 복합환승센터 착공을 시행한 후 대형 유통업체 입점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상우 대구시 서대구역세권개발과장은 "역세권이 개발되려면 공공 영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형 유통업체 유치는 민·관이 함께 움직이는 게 가장 좋지만 경제적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유통업체 유치는 힘들 것 같다"며 "환승복합센터 설립 등 이 일대를 단계적으로 정비하면서 계속 투자업체를 찾아보려 한다. 서대구역이 대구의 '관문'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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