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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경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
글로벌 주요 패션 브랜드들의 재고 레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상황임은 틀림없다. 다만 현시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미국 의류 도매 및 소매 재고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 둔화에 있다.
미국 의류 재고 증감률은 도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소매는 지난해 4분기에 정점을 통과한 뒤 올랐던 만큼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또 재고를 판매로 나눈 재고/판매 비율도 정상화 과정에 있다고 판단한다. 그 근거는 주요 바이어사들이 매 분기 재고 감소를 시현하고, 미국 의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주요 브랜드 업체들의 매출 성장 가이던스 및 컨센서스의 긍정적인 흐름도 소비자 수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 예상되는 글로벌 패션 업체들의 '재고보충(Re-stocking)'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때 높은 원·달러 환율 베이스 탓에 원화 환산 영업실적에 대한 역성장 우려가 잔존하는 상황이다. 업황이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으나 우호적인 흐름에 대한 가시성은 낮다. 따라서 개별 기업의 영업실적 개선 폭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OEM 업체 중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업황 개선과 고객사 매출 확대 드라이브 효과를 모두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디다스는 연초 올해 매출 예상 전망치인 '가이던스'(환율효과 제외)에서 역성장을 전망했다. 연간 매출 비중 10% 수준을 차지했던 '이지(Yeezy)' 제품 판매 중단을 반영한 것이다. 아디다스의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대한 기존 '이지' 제품 수주는 매우 미미했다.
올해 상반기 예정이었던 아디다스의 본격적인 매출 회복 시점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 해석되면서 아디다스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현재 나이키 신발 OEM 업체 'FengTay' 대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12MF PER) 할인율이 60% 이상으로 반영돼 있다.
하지만 올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신규 물량 수주로 제품믹스 개선과 연중 가동률 정상화를 시현할 전망이다. 현 주가는 아디다스의 회복을 고려하지 않은 저평가 구간이라고 판단한다.
지난 3월 말 아디다스와 브랜드 '피어오브 갓(Fear of God)'과의 협업 제품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유출됐다. 아디다스의 신규 컬렉션 공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에 긍정적인 재료다.
또 아디다스는 이지 신발을 폐기하지 않고 5월 말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아디다스의 재고 소진이 용이해졌다고 판단된다. 과잉 재고 이슈가 일단락된 후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대한 오더 또한 턴어라운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박이경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박이경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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