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빚 역대 최대폭 감소

  • 손선우
  • |
  • 입력 2023-05-23 17:28  |  수정 2023-05-24 09:14  |  발행일 2023-05-23
2002년 집계 시작 이후 최대치 감소

가계대출과 판매신용 사상 처음 동반 감소

주택담보대출 역대 최대치 증가
1분기 가계 빚 역대 최대폭 감소
2023년 1분기 가계신용 현황. 한국은행 제공
1분기 가계 빚 역대 최대폭 감소
2023년 1분기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액 현황. 한국은행 제공


올 1분기 가계 빚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고(高)금리에 부동산 시장의 극심한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가계 빚) 잔액은 1천853조9천억원으로, 전 분기말에 비해 13조7천억원(0.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9조원(0.5%)이 줄었다. 전 분기 대비, 전년 동기 대비로 가계신용이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3조6천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고 감소폭(13조7천억원)은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국내 가계에서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결제전 카드사용액(판매신용) 등을 더한 포괄적인 빚을 뜻한다.

올해 1분기의 특이점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동반 감소했다는 것이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보다 10조3천억원 줄어든 1천739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에만 5조3천억원 증가한 1천17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거래가 회복된 여파로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4조7천억원)보다 늘었다. 전세자금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책모기지 취급, 주택거래 개선 등으로 개별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증가폭이 전 분기보다 확대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21조6천억원)은 15조6천억원 급감하며 6분기 연소 감소세를 이어갔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등 대출규제 지속,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판매신용은 1분기에 3조4천억원 줄었다. 2020년 4분기 이후 9분기만에 감소 전환된 것이다. 통상 연말에는 계절요인으로 소비가 늘어나는데 새해 들어 소비 효과가 사라지고, 카드사들의 무이자할부 혜택이 축소되면서 신용카드 이용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4분기 178조4천억원에서 올 1분기 175조6천억원으로 2조8천억원 줄었다.

한은에서는 지난 2020년~2021년 분기별 가계신용이 평균 30조원 이상 증가해온 추세를 감안하면 1분기 가계신용 13조7천억원 감소는 완만한 부채 축소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4월만 놓고 보면 전 분기 대비 2천억원 증가 전환했기 때문에 2분기 가계부채 감소 흐름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부동산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향후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손선우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