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빚 상황은 '갈수록 태산'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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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30  |  수정 2023-05-30 06:59  |  발행일 2023-05-30 제3면
한국금융연구원 2012~2016년 신용카드 부채 특성 분석

카드 빚 연체 젊을수록,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
카드 빚 상황은 갈수록 태산
2015년 기준 신용카드 부채 연체 보유 채무자 평균 DSR(채무 상환액이 연간 소득액에 차지하는 비율) 현황.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카드 빚 상황은 갈수록 태산
2016년 기준 남녀 신용카드 부채 연체 채무자 현황.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신용카드 부채장기화를 예방하기 위해선 석 달 이상 카드 빚이 연체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90일 이상 빚을 못 갚은 신용카드 연체자들은 소득이 늘어도 채무를 제대로 갚지 못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신용카드 부채는 신용판매금액과 현금서비스 금액을 합한 신용카드 총 이용금액이다. 신용카드 부채는 일시불·할부 대금을 포함하는 '신용판매채권'과 카드론·현금서비스를 의미하는 '카드대출채권'으로 나뉜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신용카드 부채 이용자 특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12~2016년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한국신용정보원 개인 차입자 약 107만명에 대한 데이터를 이용,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신용카드 부채 보유자의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용카드를 보유한 채무자 비중은 2016년 81%로 2012년(82.5%)에 비해 1.5%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용카드 부채 연체자 비중은 2012년 83.4%에서 2016년 89.2%로 5.8%포인트 늘었다. 이 중 2015년 기준 90일 이상 180일 미만 카드 연체 채무자는 50.5%, 180일 이상 장기 연체 채무자는 60.1%가 이듬해 카드 빚을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카드 연체가 지속될수록 채무자 평균 DSR(채무 상환액이 연간 소득액에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0일 이상 카드 연체 채무자의 평균 DSR은 337%, 90일 이상 180일 미만은 181.5%로 나타났다. 갚아야 할 카드 빚이 1년간 벌어들이는 소득을 훨씬 상회했다. 30일 이상 90일 미만은 70.8%로, 장기 카드 연체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1년 소득의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5일 이상 30일 미만과 월말 신용카드 잔액이 월소득을 넘는 경우는 각각 30.6%, 34.4%였다.

카드 빚의 연체는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카드를 보유한 적이 있는 30세 미만 채무자 4천958명 중 22.1%(1천998명)가 카드 빚을갚지 못했다. 카드 연체 채무자 중 26.5%는 30일 미만의 단기 카드 연체를 경험했다. 30일 이상 90일 미만은 15.8%, 90일 이상의 장기 카드 연체 비중은 14.5%였다. 카드 부채 비중은 여성이 13.3%로 남성(8.6%)보다 4.7%포인트 많았다. 연체보다는 1년 내내 월말 신용카드 잔액이 월소득보다 큰 경우는 여성이 55.2%를 차지했다.

이수진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카드 부채를 연체하거나 월소득 수준을 초과하는 카드 부채가 계속되면 소득 감소가 신용카드 부채 문제를 악화시킨다"며 "상대적으로 카드 부채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사람들이 장기 카드 연체의 길로 가는 것을 막으려면 질병 및 실직 등으로 인해 발생한 갑작스런 소득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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