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레이더] 기대되는 해외 건설수주 낭보

  •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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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7  |  수정 2023-06-07 07:51  |  발행일 2023-06-07 제14면

[경제 레이더] 기대되는 해외 건설수주 낭보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2023년 5월 기준 해외 건설 수주는 부진하다. 올해 5월 말 누적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금액은 87억달러로 전년 동일기간 대비 16% 감소했다. 아람코, ADNOC 등 산유국 주요 에너지기업의 Capex(자본지출) 증가 계획과 장기간 고유가가 겹치며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해외 수주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수주 실적은 매우 부진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재 가격 상승 등 전반적으로 공사비가 급등해 일시적으로 프로젝트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지, 발주 예정 프로젝트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이 연초 수주했던 UAE Hail & Ghasha 프로젝트의 PCSA(Early work)는 취소됐는데, 발주처와의 공사비 갈등이 주요 요인이었다.

사우디 아람코의 Capex 증가 계획은 여전히 확고하다. 지난 3월 아람코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2027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1천330만 b/d로 확장하는 목표를 재확인했다(지난해 1천150만b/d). 올해 Capex 가이던스로는 450억~550억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Capex(376억달러)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아람코 CEO Amin Nasser는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아람코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집행을 앞두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석유와 가스는 여전히 필수적이다. 투자를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아람코의 자본 지출은 석유, 가스 생산 등 업스트림에서 석유화학 다운스트림까지 전방위적일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 부문은 사우디 비전 2030에 맞춰 비석유부문의 GDP 기여 확대에 필수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UAE의 국영에너지회사인 ADNOC 역시 자본 지출 증가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ADNOC는 2023~2027년까지 1천500억달러의 Capex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2022~2026년 1천270억달러와 대비해 대폭 늘어났다. 석유 생산능력을 기존 400만b/d에서 2030년까지 500만b/d로 확대하는 계획을 2027년으로 앞당겼다. 사우디, UAE 외 이라크, 쿠웨이트 등도 장기 석유 생산 증가 계획을 세웠다.

석유화학, 가스 등 전통적인 공종 외에도 해외 건설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는 '네옴(Neom)프로젝트'다. 중동전문건설지 MEED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네옴 관련 프로젝트에서 260억달러 규모의 발주가 나왔다. 공상과학처럼 보이는 The Line의 설계, 천문학적인 사업비로 네옴 프로젝트에 대한 의구심이 만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사는 실제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수주가 집중된 부문은 인프라이고, 도시 개발의 초기 단계이다 보니 큰 규모의 인프라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많은 인프라 사업에 입찰을 준비 중에 있거나 결과를 대기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의 해외 건설 수주는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에너지 기업들의 투자 증가, 네옴 발주 본격화 등 해외 건설 수주가 늘어날 수 있는 포인트는 유효하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낭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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