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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산물을 미리 쟁여 놓으려는 시민이 등장하는가 하면 주가 상승 등 이득을 보는 업체도 나오는 등 국내 수산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일부 작업을 완료하면서 사실상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민들은 오염된 어류를 먹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일본 도쿄전력은 육지와 바다 양쪽 해저터널 안으로 약 6천t의 바닷물을 넣는 작업을 완료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사용하는 해저터널에 바닷물을 주입하는 작업도 끝냈다. 오염수는 올 여름부터 이 해저터널을 거쳐 원전 앞 바다로 방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상공인들은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어류 등을 판매하는 이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접하는 생선·건어물 등 어류뿐 아니라 소금·젓갈 등 바다에서 난 제품을 앞으로 어떻게 가공·공급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대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소식이 들리면서 최근 식당을 찾는 고객들도 해산물 섭취의 안전성 확보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수산업에 종사하는 지인은 벌써부터 지난해 대비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고 한숨을 내쉬는 것을 봤다. 오염수 이슈가 우리 같은 식당업 종사자들에게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만 생각하면 요즘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두려움과 분노도 증폭되고 있다. 수산물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일부는 소금·젓갈 등을 대규모로 구매해 비축하겠다는 이들도 등장했다. 초등생 자녀를 키우는 주부 박모(여·43·대구 중구)씨는 "생선 종류는 안 먹으면 된다지만 미역·다시마·소금 등 바다에서 나는 재료들은 앞으로 어디서 구매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면 정말 막막하다. 특히 김장을 할 때면 젓갈이 꼭 들어가야 하는데 참 난감하다"고 했다. 이어 "먹거리뿐만 아니라 앞으로 여름휴가 때 바다를 가는 것도 꺼려질 것 같다. 오래 보관이 가능한 제품은 미리 대량으로 구매해 놓고 먹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이득을 본 이들도 있다. 7일 사조씨푸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전 거래일 대비 350원(6.36%)이 오른 5천850원에 거래됐다. 천일염이 주력 제품인 코스닥 상장사 '인산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01% (558원) 오른 2천550원에 장을 마쳤다. 오염수 방류로 수산식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관련 테마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치권은 여전히 이 문제로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에서 성일종 위원장은 "우리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일은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후쿠시마 앞바다 생선에서 기준치가 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국제해양재판소 잠정조치 청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큰 우려를 표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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