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색(色), 또 다른 언어

  •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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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2  |  수정 2023-06-12 07:18  |  발행일 2023-06-12 제25면

[단상지대] 색(色), 또 다른 언어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어떤 색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가는 그 사회나 문화가 어떤 형식을 나타내고 있는가, 결국 어떤 기호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색에는 시대나 문화를 초월한 공통의 이미지가 있는데 색에는 각각의 특징이 있고 우리의 심리와 행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인간의 감정까지도 컬러풀한 시대, 각각의 색이 가지고 있는 기능과 효과를 알면 조금 더 유익하지 않을까. 몇 가지만 소개해본다.

빨강에는 원초적인 외침, 활력, 정열, 흥분 등 강한 에너지가 있다. 의욕이 넘칠 때, 의욕이 있기를 바랄 때, 자신감을 가지고 싶고 자기 자신을 어필하고 싶을 때, 에너지가 흘러 넘치거나 보충하고 싶을 때 빨강이 좋아진다. 물론 공격성, 분노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는데 그만큼 강한 에너지를 드러낸다. 잘 익은 과일이 붉은색을 띠는 것처럼 식욕 등 생명력과 직결되기도 한다.

노랑은 태양의 빛과 가장 가까운 색이다. 밝은 태양처럼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 만족감을 준다. '해바라기'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말년을 보내면서 자신의 내부에서 느끼는 밝은 에너지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이와 함께 외로움, 응석 등의 감정도 들어 있는데 감추어져 있던 사실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노랑이라는 색을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영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에서 나오는 만남의 장소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색이 노랑이었다.

초록에는 감정의 안식을 추구하는 심리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연' '숲' '생명력' 등 자연환경을 떠올린다. 따뜻한 색도, 차가운 색도 아닌, 가장 자극이 적어서 심신의 균형을 맞춰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색채이다. 많은 사람이 이 색을 통해 피곤을 회복하고 기분을 안정시키며 살아가는 힘을 회복하는, 자연이 가진 평안함과 위로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또 나무가 잘 자라는 것처럼 건강함과 성장을 의미한다.

파랑은 심신의 흥분을 진정시키고 침착해지며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또 집중력을 높여주는 데 장시간 정확하게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파랑은 상쾌하고 신뢰감을 주는 컬러로서 성실함과 투명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보라는 활발한 빨강과 억제의 파랑이 섞여 만들어진 색으로 갈등상태에 있을 때 양쪽의 균형을 잡아준다. 명상을 할 때 깊은 잠재의식 속으로 이끌어주며 잠재능력을 이끌어 내므로 정신집중을 해야 할 때 보라색을 이용하면 좋다. 검정은 모든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서 중량감과 고급진 느낌을 주는 컬러인데 거절과 위엄을 의미하기도 한다. 빨강과 노랑이 섞여 있는 주황은 따뜻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밝고 긍정적이며 사교적이지만 의외로 외로움의 감정도 들어가 있다. 위장을 자극하고 식욕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서 요리와 식사가 즐거워지기도 한다. 분홍은 연애, 행복, 배려, 달콤함 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사랑하고 있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있을 때 또는 그런 마음을 원하고 있을 때 분홍색이 끌리게 된다. 몸과 마음을 젊게 하는 회춘 효과가 있다. 여성스러움의 대명사와 같은 컬러인데 여성스러움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여성, 저항감이 있으면 싫어하기도 한다.

생활 속에 넘치는 색의 작용을 알고 몸과 마음의 상태에 맞게 사용해 보는 것, 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즐거움을 통해 정신은 윤택해지며 재생한다. 이를 통해 생동감 있는 일상을 재발견하길 바란다.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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