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기요금 상승의 여파로 PC방 이용료가 2018년 11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제공 |
![]() |
가스요금의 상승으로 목욕료 물가 상승률이 2008년 12월 이후 14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제공 |
![]() |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목욕료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3.59로 전년 동월 대비 14.1%나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12월(14.2%) 이후 14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목욕료 물가 상승률은 1년 전인 지난해 5월만 해도 7.4%였지만, 올 1월 11.7%까지 오르더니 4월 들어선 13.7%로 상승했다.
지난달 찜질방 이용료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4%로 역대 세번째로 높았다. 4월에는 13.2%를 기록해 2005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승률은 높은 편이다.
이처럼 목욕탕과 찜질방의 소비자물가가 치솟은 이유는 가스요금 인상때문이다. 이들 시설은 연료비 비중이 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연료비 상승에 따른 한국가스공사의 적자를 완화하기 위한 요금 인상은 '난방비 대란'으로 금새 이어졌다. 당시 정부는 이번 요금 인상이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에너지 가격으로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는 지난달 또 한 번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올렸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때 방역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퍼져 손님들이 발길이 뚝 끊긴 목욕탕과 찜질방은 또 다시 공공요금 인상 등 고물가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게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보일러 시설을 전기보일러로 교체한 업소들은 '가스요금 폭탄'을 피하려다가 되레 '전기요금 폭탄'을 떠안게 됐다.
전기요금 인상 여파는 PC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PC방 이용료 물가 상승률은 6.1%로, 2018년 11월(6.5%)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PC방 이용료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3.7%에서 4월 5.9%로 올랐다. PC방은 대량의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식혀야 하는 탓에 여름철 냉방비 폭탄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이밖에 호텔 숙박료와 콘도 이용료도 모두 전년 동월 대비 10.8% 상승했다. 노래방 이용료와 당구장 이용료는 1년 전보다 각각 7.8%, 4.1% 올랐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파가 본격화될 여름철 물가 상승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