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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증권시장의 예측(영남일보 2023년 6월13일자 3면 보도)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추가적인 긴축 조치를 예고했다. 하반기 금리 인상을 위해 한 차례 쉬어간 셈이다.
미 연준은 14일(현지시각)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이후 기준 금리를 5.00~5.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연준이 15개월 만에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이번 금리 동결은 숨 고르기 차원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앞으로 통화정책의 영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누적된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연준이 올 연말까지 세운 목표 금리는 5.6%다. 지난 3월 전망치(5.1%)보다 0.5%포인트 상회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5.0~5.2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차례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외환 시장은 일단 숨통이 트였다는 분위기다. 만약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했으면 한·미 금리차는 단숨에 2.0%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럴 경우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된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가뜩이나 높아진 원자재 수입 가격을 끌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으로 작용한다. 한·미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 추종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투입됐던 외국인 자본 유출도 심화될 수 있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향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6 월 이후 동결기가 유지될 것이며, 연말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 현재는 성장에 대한 전망이 혼재되어 있는 구간인 탓에 고금리 여파를 하반기 중에 확인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고물가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략은 불확실성을 계속해서 열어두는 것이라고 본다. 추가 인상 등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줘 신용 긴축과 수요 둔화를 이끌어내는 시간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향 조정된 근원 물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7월 또는 그 이후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면서 "하지만 정책 파급효과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기조는 유지 중이고, 추가 인상을 기정사실처럼 강조했지만 막상 확답에 가까운 언급은 없었다.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꾸준히 강조 중인데, 물가·고용의 둔화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내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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