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무인점포 전성시대 (1) 비대면 트렌드에 인건비 절감 장점까지…무인매장 전성시대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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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3  |  수정 2023-06-23 07:31  |  발행일 2023-06-23 제33면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무인점포 전성시대 (1) 비대면 트렌드에 인건비 절감 장점까지…무인매장 전성시대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는 무인 로봇카페.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무인점포 전성시대 (1) 비대면 트렌드에 인건비 절감 장점까지…무인매장 전성시대
다양한 라면·토핑을 구비해 저렴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무인 라면가게 모습.

토착 주민들과 신규 아파트 단지 거주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공서로 인해 유동인구도 많은 대구 월성동 일대는 다양한 형태의 무인 점포가 모여 있는 대표적 지역 중 하나다. 달서구청에서부터 월배차량기지까지 이어지는 도로 양쪽에는 수십 개의 무인점포가 눈에 띈다. 도보 거리로 5분도 안 돼 무인점포를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무인 매장' 전성시대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라는 생활패턴이 유입되면서 사람을 피할 수 있는 무인가게가 주요 상권 곳곳을 채워가고 있다. 주거 밀집지나 학교 인근 골목에서 빨래방이나 아이스크림 가게, 편의점 등 생활 편의형 무인 매장은 이제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자판기용 음식이 대부분이었던 무인매장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동성로 등 번화가에서는 사진관이나 밀키트숍 등이, 주요 동네 상권에서는 애완용품이나 중고 골프공, 심지어 휴대폰이나 성인용품도 판매하는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가입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주요 무인아이스크림 판매점 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267곳이던 점포 수는 2019년 425곳, 2020년 1천178곳으로 늘어나더니 2021년에는 1천405곳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3년 새 5배 이상 급증했다.

개인 창업자나 소규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감안하면 이 숫자는 거의 세 배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키오스크 업계의 예상이다.

무인 매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있겠지만 결국 인건비로 귀결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460원 오른 시간당 9천620원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사실상 1만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2019년 8천35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5%가 올랐다.

무인점포 관련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무인점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최저임금 상승 등 인력 관리에 드는 비용 부담이 커서'라는 답변이 56.4%의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방식도 무인점포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무인점포는 고객과 직접 마주하는 일반 매장에 비해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도가 비교적 낮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 만난 창업자들도 인건비와 운영 편의성을 무인매장 창업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고 골프공 무인 판매점을 운영 중인 이모씨(49)는 "초등학생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무인점포를 하게 됐다"며 "인건비가 들지 않고, 일주일에 두 번만 가게에 가면 되기 때문에 관리가 편하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인근에서 무인 프린터 매장을 운영하는 지영란(가명·36)씨는 "코로나19로 동성로 상권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무인 프린터 매장은 인건비나 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아 주변 점포에 비해 타격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인화라는 메가트렌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인건비 상승과 기술 진보가 맞물려 무인점포가 더 활성화할 것이란 얘기다. 로보틱스·인공지능(AI)이 가져온 키오스크·보안산업의 발달은 무인점포 활성화를 불러온 기술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어떤 창업이든 마찬가지지만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형욱 소상공인 창업컨설턴트는 "월성동 등 대형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에서는 출혈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보안비용이나 설비의 감가상각비도 고려해 신중하게 창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인점포의 유행으로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는 현실화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해 137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6천명(10.8%) 줄어든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07만명에서 416만명으로 8만명이 증가했다.

글·사진=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무인점포 전성시대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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