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에 600만~700만명 삶의 터전…亞·美·유럽에는 250만명

  • 정문태 방콕특파원·국제분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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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1 08:39  |  수정 2023-06-21 08:41  |  발행일 2023-06-21 제24면
■ 세계 최장기 무장투쟁 까렌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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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정부군 공격을 피해온 40만 까렌민족은 현재 타이-버마 국경에 살고 있다. 공식적인 난민은 12만8천명에 이른다.

"까렌은 영국 식민지 시절 붙여진 이름이야. 예부터 우린 스스로 '쁘와 깐요'(Pwar Kanyaw)라 불렀어. 깐요 사람이란 뜻이지. 우리 고향은 고비사막인데 양쯔강 따라 티벳 거쳐 중국 윤난으로 내려온 뒤, 기원전 1150년 여기 버마 남동부로 건너왔대."

몇 해 전 까렌 역사가인 타마인뚠(80)이 들려준 '모래가 흐르는 땅' 전설처럼 까렌의 뿌리를 오롯이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다만 스스로 몽골리안이라 믿어온 까렌은 현재 버마에 600만~700만명, 타이에 100만명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과 미국에 150만명이 삶터를 다진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고립적 산악 공동체를 꾸려온 까렌이 현대사에 등장한 건 19세기 버마를 삼킨 영국이 소수민족을 무장시켜 다수 버마인을 지배한 이른바 분할통치를 통해서였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영국은 전후 독립 보장을 미끼로 까렌을 비롯한 소수민족을 끌어들여 일본군에 맞섰다.

그러나 종전 뒤 1948년 버마 독립과 함께 영국은 사라졌고 까렌과 소수민족들은 버마 정부에 맞서 자치·독립 투쟁 깃발을 올렸다. 오늘까지 이어지는 버마 민족분쟁은 바로 영국 식민주의 유산이었다.

까렌 해방을 외치며 1947년 창설한 까렌민족연합은 버마 소수민족해방·민주혁명전선의 줏대 노릇을 하며 세계 최장기 무장투쟁 기록을 이어왔다.

까렌민족연합의 무장조직인 까렌민족해방군은 한때 2만 병력을 거느렸으나 꼬리 문 조직 분열 끝에 현재 조니(Gen. Jonny) 장군이 이끄는 7개 여단 1만 병력이 버마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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