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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현 (대구시 AI블록체인 과장) |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 체제 출범 후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대구 미래 50년 먹거리 5대 산업(반도체·UAM·로봇·헬스케어·ABB) 중 ABB(AI·블록체인·빅데이터)를 특히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보수성 강한 대구에 전통산업이 아닌 ABB 같은 최첨단 산업은 생뚱맞지 않느냐는 뜻인 듯하다. 하지만 홍 시장의 대시민 행정서비스에 대한 철학은 MZ세대와의 소통만큼이나 확고하고, 실제로 현실 가까이에서 이뤄지고 있다.
민선 8기 대구시는 '대구로'와 '다대구'라는 대시민 디지털 행정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로는 많은 분이 아는 바와 같이 모바일 앱(Application)을 통한 대시민 서비스로, 비대면 배달로 시작해 현재는 비대면 택시호출 서비스로 확대됐다. 더불어 대구로는 아동급식을 눈치 보지 않고 집에서 마음 편히 시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다대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댑(DAP·Decentralized Application) 서비스로, 통합도서관 대출과 승용차요일제 등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북유럽 발트 3국 중 최북단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는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자정부 시스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가다. 인구 130만명에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이지만, 엑스로드(X-Road)라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정부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이에 에스토니아 국민은 태어나자마자 디지털 칩이 내장된 전자신분증을 발급받는다. 전자신분증을 컴퓨터에 꽂고 본인 인증만 하면 온라인상에서 납세·투표·교육 등 모든 행정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에서 전자결재가 안 되는 것은 딱 세 가지로 결혼·이혼·부동산거래이지만, 이것 역시 올해부터 전자결재가 가능하게끔 한다고 한다.
대구시는 에스토니아의 대국민 행정서비스를 벤치마킹해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기조에 걸맞은 대시민 서비스를 펼칠 방침이다. 현재 다대구에서 지원하고 있는 서비스는 총 25종이다. 대표적인 것이 통합도서관 로그인이다. 도서관 모바일회원증과 연계해 대구지역 어느 도서관에 가더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용 및 대출이 가능하다. 시민 소통공간인 토크대구를 비롯해 두드리소·친절버스·친절택시를 통합인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행정안전부 전자문서지갑과 연계해 전자증명서 8종(등본·초본 등)발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증을 통해 자원봉사 시간을 해당 관공서에 가지 않고도 발급 및 제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D마일 서비스는 대구시에서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마일리지를 통합해 모으고 사용하는 서비스다. 승용차 요일제와 연계해 승용차 미운행 요일에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요금을 결제하면 자동으로 D마일이 적립된다. 또한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녹색시민 실천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에코바이크·전기이륜바이크 등 (전기)자전거를 탄 거리를 계산해 D마일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서비스를 알고 있거나 이용하는 시민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구시는 하반기부터 적극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앱 기반의 대시민 서비스인 대구로와 블록체인 댑 기반의 다대구 서비스는 지금도 새로운 시민 편익을 위해 계속 고민 중이고 진화 중에 있다.
류동현 (대구시 AI블록체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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