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지방산…'착한 지방' 견과류도 많이 먹으면 염증 부른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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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1  |  수정 2023-07-11 08:12  |  발행일 2023-07-11 제13면
식물성 지방 식품 아몬드·땅콩·버터 등에 포화지방 함유

오메가-6도 염증·악성질환 위험 높여 적절한 섭취 중요

오메가-3 영양제 권고량 없지만 심혈관질환땐 조절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지방산…착한 지방 견과류도 많이 먹으면 염증 부른다
게티이미지뱅크/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지방산은 긴 지방족 사슬을 가지는 카르복시산(COOH)으로 지방과 인지질 등의 가장 기본적인 분자 구조다. 많은 사람이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면 "지방을 먹으면 안 되겠네요?"라고 말한다. 이는 정확히 말하면 잘못된 생각이다. 지방산은 주요 에너지원으로 세포막의 구조적 안전성을 유지하고 두뇌 발달과 피부 보전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꼭 필요한 영양소다. 그러나 지방산 종류에 따라 그 기능이 다르다. 지방산은 길이에 따라 짧은 사슬 지방산(5개 이하 탄소), 중간 사슬 지방산(6~12개 탄소), 긴 사슬 지방산(13~21개 탄소), 매우 긴 사슬 지방산(22개 이상 탄소)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긴 사슬 지방산에 관해 살펴본다.

◆긴 사슬 지방산의 분류

[전문의에게 듣는다] 지방산…착한 지방 견과류도 많이 먹으면 염증 부른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긴 사슬 지방산은 이중결합 유무에 따라 구분하면, 이중결합을 갖지 않는 포화지방산과 한 개 이상의 이중결합을 갖는 불포화지방산으로 나눌 수 있다. 포화지방산은 대부분 동물성 지방과 가공식품에 포함된 지방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쁜 지방산'이다. 포화지방산 섭취가 많아지면 인슐린 저항성 증가,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의 증가, 염증 촉진성 대식세포의 활동 증가, 면역세포의 침윤 증가, 내독소 증가, 장내 미생물 변화 등을 유발해 비만, 대사증후군, 지방간, 심혈관질환, 암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불포화지방산은 다시 분류할 수 있다. 이중결합 개수에 따라 한 개 이중결합을 가진 단일불포화지방산과 두 개 이상의 이중결합을 가진 다중불포화지방산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이중결합 위치에 따라 메틸기(-CH3) 말단에서부터 위치 번호를 부여하면, 오메가(ω)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알파-리놀렌산은 말단에서부터 3번, 6번, 9번 탄소에 이중결합이 있으나 첫 번째 이중결합이 세 번째 있어 오메가-3라고 분류한다. 마찬가지로 말단에서부터 여섯 번째에 있으면 오메가-6, 일곱 번째면 오메가-7, 아홉 번째면 오메가-9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도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은 필수지방산으로, 식물성 지방을 경화시키면서 이중결합이 트랜스 형태로 바뀐 불포화지방산은 트랜스지방산으로 분류한다.

◆불포화지방산 중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3와 오메가-6 다중불포화지방산은 모두 필수 지방산이고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한다. 그런데 그 기능이 상반되기 때문에 함께 살펴봐야 한다. 쉽게 말하면 오메가-3 지방산은 '좋은 지방산'의 역할을 주로 하고, 오메가-6 지방산은 '나쁜 지방산'의 역할을 담당한다. 오메가-3의 알려진 효과는 항염효과, 항산화 효과, 면역력 개선, 암의 발생과 전이 위험 감소, 뇌 기능 개선, 당뇨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감소, 비만 위험 감소, 지질개선,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골밀도 증가, 골 건강 개선 등이며 오메가-6는 반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인간에게는 오메가-3와 오메가-6를 전환하는 과정에 공통으로 필요한 효소가 제한적으로 있기 때문이다. 즉, 오메가-3를 아무리 많이 보충해도 오메가-6를 더 많이 먹으면 우리 체내에서는 효소에 한계가 있다. 그러면 오메가-3를 전환하는데 효소가 부족하게 되고, 오메가-6 계열의 지방산이 더 많아지게 돼 오메가-3의 효과를 얻기 어려워진다. 오메가-3의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식사에서 오메가-3 지방산인 ALA(알파-리놀렌산)를 더 많이 먹고 오메가-6 지방산인 리놀렌산을 적게 먹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권고되는 오메가-6/오메가-3 비율은 가능하면 2대 1이다. 적어도 4대 1은 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식이(조리한 음식)의 서구화로 미국 수준인 14~15대 1 수준으로 섭취해서 문제다. 다시 말하면 오메가-3 지방산의 효과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식사에서 적절한 총 지방량 내로 섭취할 때 그 비율을 오메가-6 지방산을 낮추고 오메가-3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동물성 지방은 나쁘고 식물성 지방은 좋다?

동물성 지방이 포화지방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햄 등)에 포화지방산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것보다도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더 높은 음식은 유제품(치즈, 우유, 아이스크림 등)이나 가공식품(햄버거, 치킨, 피자, 소시지, 핫도그 등)이다. 또한 식물성 지방이라고 하더라도 견과류(아몬드, 마카다미아, 땅콩 등)도 포화지방산이 함유돼 있으며 버터, 마가린, 사탕, 쿠키, 케이크, 페이스트리 등에도 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포함한 음식일지라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오메가-3 영양제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메가-3 지방산은 건강에 이득이 있다. 알려진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대부분 EPA, DHA를 이용한 연구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들은 식사로서 오메가-3를 많이 먹는 경우 그 반대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낮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약제로 오메가-3(EPA, DHA)을 투약했을 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쳐 결론을 짓지 못했다.

ALA(알파-리놀렌산, 주로 식물성)를 음식으로서 정해진 권고 용량은 정해져 있으나 EPA, DHA(주로 동물성, 해산물에 풍부)로서 정해진 권고 용량은 없다. 시판된 대부분 오메가-3 영양제는 동물성 오메가-3인 EPA와 DHA를 포함하고 있어 딱 정해진 권고 용량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자나 고중성지방혈증을 앓은 환자에게서 하루 1~4g의 EPA+DHA 오메가-3 섭취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식사에 포함된 총 지방량 등을 고려해 환자에 맞게 개별화해 복용해야 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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