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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우로 경북 농산물 생산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애용하는 대구경북민의 우려가 높다. <영남일보 DB> |
극한호우로 경북 등지의 농산물 경작지가 대거 침수되면서 향후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를 공산이 커졌다. 당장 밥상물가에 비상등이 켜지는 것은 물론, 추석 제수용품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경북지역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대구에서 소비할 수 있는 이른바 '로컬푸드'전선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시금치(4㎏) 도매가격은 5만4천840원으로 파악됐다. 한달 전(1만7천170원)보다 219.4%나 폭등했다. 극한호우가 시작된 지난 10일엔 3만6천42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새 50.8%가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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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른 것은 최근 극한호우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부터 농작물 침수, 낙과 등의 피해 신고가 접수된 농지 면적이 이날 오전 6시 기준 2만7천94.8㏊(1㏊=1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북지역 농작물 피해면적도 2천161㏊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0.714㏊) 약 3천26개를 합친 크기다. 가축 10만5천28두도 피해를 입었다.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경북이 전국에서도 하우스 재배 작물과 과일 생산지가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폭우로 인해 일조량이 줄면서 작물 불량이 늘고 품질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박, 상추, 시금치 등 땅 가까이 재배되는 작물과 고추·애호박 등 산지 작물의 생산 저하와 피해도 불가피하다.
경북 농산물을 애용하는 대구지역 소비자도 걱정이 태산이다. 가뜩이나 치솟았던 밥상 물가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서다. 사과의 경우 올해 이상저온과 우박 피해 탓에 가뜩이나 생산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폭우로 직격탄을 맞게됐다. 전국 사과 재배지 130.8㏊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구에 사는 주부 박모(여·58) 씨는 "며칠 전, 마트에서 같은 양의 상추를 3천천원에 샀는데 오늘은 5천원까지 올라 놀랐다"며 "물가가 이렇게 갑작스레 올라갈 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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