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가 부활한다. 또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시행 중인 피치 클록(투구 간격 제한)과 연장 승부치기 제도도 내년부터 도입한다.
최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부진한 가운데, KBO(한국야구위원회)가 20일 프로야구 리그와 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레벨 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리그 경기력 수준과 대표팀 전력을 함께 끌어 올리고, 저변 확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장기적 프로젝트다.
KBO는 TF를 구성했고 KBO 리그 현장, 미디어, 해외 야구 전문가,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 학계 인사 등 외부 인사 9명과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임 감독제 부활이다. KBO는 오는 2026 WBC까지 대표팀의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전임 감독제를 운영한다. 감독을 보좌하고 대표팀의 방향성과 정책을 연구할 코치 역시 전임으로 선임한다. 꾸준히 해외팀을 상대로 평가전과 교류전을 개최해 국가대표팀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피치클락과 연장 승부치기 도입 등 경기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MLB에서 적용하고 있는 피치클락을 도입해 국제대회 규정 변화에 대비하고 경기 스피드업 효과를 노린다. 2024시즌 퓨처스리그에서 규정을 적용하고, KBO 리그에서는 2024시즌 시범 운영을 거친 후 빠른 시일 내에 도입키로 했다.
연장전 승부치기 도입도 추진된다. 지난 시즌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행 중인 연장전 승부치기는 2024시즌부터 KBO 리그에 적용할 방침이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10회부터 승패를 가를 때가지 승부치기를 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수비 시프트 제한도 논의한다. 수비 팀은 최소 4명의 야수가 투수 투구 시 내야에 경계 내에 있어야 하고 2명의 내야수가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각각의 측면에 위치하도록 시프트를 제한한다. 퓨처스리그에는 내년 시즌부터, KBO 리그에는 2025시즌부터 적용을 준비 중이다.
MLB와 WBC에서 이미 시행중인 한 투수가 등판 후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 종료까지 투구 해야 하는 규칙도 KBO 리그에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WBC에서 대표팀이 경험했던 규칙으로, 24시즌 퓨처스리그에 적용하고 KBO 리그에서는 25시즌부터 적용할 준비하고 있다.
리그 공정성 강화를 위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도입도 장기적 시각에서 검토한다. KBO는 이미 2020년부터 자체 자동 판정 시스템을 퓨처스리그 공식 경기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판정 시간 단축 등의 시스템 안정화 개선이 이뤄졌다. KBO는 ABS가 KBO 리그에 도입 될 경우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다.
KBO는 이밖에 MLB·호주 리그에 유망주 파견, 유소년 선수 초청 캠프 운영, 중·고교 야구부에 트레이너 파견 등의 계획도 내놨다.
KBO는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대표팀 전력 향상, 경기제도 개선, 유망주 및 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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