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수해지역 감염병 예방수칙…잘 씻고 잘 말리고 통풍 잘 되게

  • 강승규
  • |
  • 입력 2023-08-01  |  수정 2023-08-01 09:30  |  발행일 2023-08-01 제13면
여름 감염성 피부염 예방 3대 팁

[전문의에게 듣는다] 수해지역 감염병 예방수칙…잘 씻고 잘 말리고 통풍 잘 되게
[전문의에게 듣는다] 수해지역 감염병 예방수칙…잘 씻고 잘 말리고 통풍 잘 되게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하천 범람, 침수 등 수해 지역이 속출함에 따라 풍수해 감염병 유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해로 위생이 취약한 환경이라면 풍수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안전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손씻기 등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수해 지역에서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한 수인성(水因性)·식품매개 감염병과 모기매개 감염병, 오염된 물에 직접 노출되면서 생기는 피부염·파상풍, 안과 질환 등 풍수해 감염병 발병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좀 등의 피부곰팡이 감염, 몸 어디나 생길 수 있어
완선에 스테로이드연고만 바르면 되레 악화될 수도
속옷 닿는 부위 신경 써야…가려움 심하면 치료 필요


◆오염된 물로부터 피부 보호, 상처 등 조심

원발성 자극 피부염은 주로 수해 후 발생한다. 곰팡이에 의한 진균성 피부염은 대부분 기존 진균성 피부질환이 악화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복구 작업할 때는 찰과상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로 인해 상처 부위 소독이 미흡하면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봉소염이 발병할 수 있다.

오염된 지역에서는 렙토스피라증이나 유행성 눈병도 주의해야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설치류 배설물 또는 그에 오염된 물이나 흙,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주로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 오염된 물에 접촉할 때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된다. 눈이 불편할 때는 손으로 만지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습도 증가는 각종 박테리아 성장을 증가시킨다. 25∼30℃ 사이 높은 온도는 미생물이나 곤충이 살기 좋은 환경이다. 그래서 인체 피부에 각종 병변을 일으킨다. 따라서 수해 지역에서는 주변을 깨끗이 하고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상처 부위는 소독한 후 항생제를 바르고 먹으며 발병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피부질환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 복구 작업 시에는 오염된 물로부터 손, 발을 보호할 수 있는 방수복이나 고무장갑, 목이 긴 장화 등은 철저히 챙겨야겠다. 혹시라도 오염된 물에 닿았거나 상처가 생겼다면 즉시 흐르는 수돗물 등으로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상처 난 부위는 바로 소독을 해주면 좋다. 수해복구 작업 중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무좀·어루러기 등 곰팡이 감염 급격히 번져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피부질환 중 곰팡이(진균)에 의한 것이 기승을 부린다. 곰팡이에 의해 인체에 생기는 피부질환은 무좀, 완선, 어루러기(전풍) 등 피부에 생기는 표재성 진균증이 대표적이다. 곰팡이 감염은 발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머리, 턱수염, 손, 사타구니 그리고 온몸 특히 가슴이나 등 부위 모든 곳에 발생한다. 감염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깨끗이 씻고 물기를 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면으로 된 양말을 신고, 발에 땀이 많이 날 때는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 것도 좋다. 곰팡이는 발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신체 다른 부위에 전염이 가능해 발 등 질환 부위를 만진 손으로 다른 부위를 만지면 안 된다. 만진 후에는 깨끗이 씻어주고 발수건은 따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구두나 운동화도 일광소독을 해 주기적으로 잘 말리도록 한다.

◆사타구니는 병원성 곰팡이가 살기 좋은 부위

완선(頑癬)은 사타구니에 붉은색 반점과 몹시 가려운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남자들은 사타구니에 이런 병이 생기면 만성습진으로 생각하고 수개월씩 습진약만 바르다가 되레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곰팡이는 통풍이 잘 안 되고 눅눅하며 온도가 높은 곳을 좋아한다. 사타구니는 병원성 곰팡이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 병변을 일으키면 좀처럼 낫지 않는다. 머리에 생기면 두부백선, 몸 표면에 생기면 체부백선(도장 부스럼)으로 불리는 이 곰팡이 감염증은 치료가 쉽지 않은 대표 피부질환이다.

일반 습진에 쓰이는 스테로이드제가 든 연고를 바르면 낫기는커녕 더욱 악화돼 번져나가기 일쑤다. 증세가 호전되더라도 4~6주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약을 먹고 발라야 한다. 특히 씻고 난 후 물기를 잘 닦지 않으면 악화됨에 따라 조심해야 한다. 가능하면 통풍이 잘되도록 하고 뽀송뽀송하게 건조해 곰팡이가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 좋다.

진균성 외이도염은 고막이나 귀 안에 진균이 기생하는 질환이다. 귀에 염증이 생겨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수영, 목욕 등으로 귀에 습기가 있을 때, 긁거나 상처를 내서 분비물이 있을 때 흔히 발생한다. 간혹 중이염 등으로 항생제 치료를 오래 한 후에 이차적으로 생기기도 한다. 가렵고 이물감이 있으면서 귀가 막힌 듯한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접촉성 피부염, 꽉 끼는 속옷 닿는 부위 신경 써야

빗물에는 대기 중 각종 오염 물질이 섞여 있어 피부 자극을 잘 일으킨다. 습기가 많은 날일수록 더러운 먼지들이 피부에 더 잘 달라붙어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자극성 접촉 피부염을 조심해야 한다.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피지 분비량도 10% 정도 증가한다. 이때는 피부 트러블도 잘 일어난다. 따라서 오염된 빗물이나 노폐물에 접촉한 뒤 오래 방치하면 물기에 의해 손상된 피부에 자극이 되기 쉽다. 특히 여성은 피부에 꽉 끼는 속옷이 닿는 부위에 신경 써야 한다. 접촉성 피부염은 가려움증과 함께 시작해 크기가 다양한 붉은 반점이 전신에 나타나게 되는데, 가려움증이나 반점이 심하면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강승규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