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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구미~영천 구간 직선화추진단' 단장을 맡고 있는 김상걸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가 지난 1일 진료실에서 직선화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경부고속도로가 옮겨가면 접근성 좋은 1천652만9천㎡(500만평) 규모의 국가산단 20개 부지가 생겨납니다. 이 일대는 '대구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1일 대구 북구 칠곡경북대병원 진료실에서 만난 김상걸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간담췌외과)는 경부고속도로 구미~영천 구간 직선화 필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김 교수는 민간 차원에서 구성된 '경부고속도로 구미~영천 구간 직선화추진단'(이하 추진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수술 시간을 불과 30여 분 앞뒀음에도 그는 사업 설명을 멈출 기색이 전혀 없었다.
현 경부고속도로 상황에 대해 그는 의료인답게 의학적 비유를 곁들여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동맥만 있고 모세혈관이 없으면 그 주변은 괴사하게 된다. 경부고속도로 주변이 딱 그렇다"며 "고속도로가 대구를 남북으로 갈라놨다. 노선 주변은 진·출입로가 없어 50년 가까이 방치상태"라고 했다.
기존 고속도로 구간(76㎞)을 일반도로로 전환하면 약 3억3천만㎡(1억평)의 가용부지가 생기며, 이곳에 산업단지와 대학 등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일반도로 전환으로 △서대구역세권 △북구 칠곡·검단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지구 접근성 향상 등 부도심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그는 "기존 노선을 일반도로로 전환하면 2~3㎞마다 나들목이 생겨나 주변 도시가 활성화할 것"이라며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의 주요 재원인 K2 후적지 가치 상승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한 직선화 사업을 통해 새롭게 탄생하는 노선은 TK신공항의 초석을 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와 함께 팔공산국립공원 활성화에도 새 노선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구미~영천 직선화 구간은 현 노선보다 훨씬 북측으로 이동하면서 경북 북부권은 물론 중부권 수요까지 신공항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며 "팔공산국립공원의 접근성도 훨씬 좋아져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 구미~영천 구간 직선화 사업은 예상 사업비만 3조7천억원이 넘는다. 사업비 확보를 위해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지금 당장은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개발 후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여느 노선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치권과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추진단은 앞으로 여론전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까지 최소 2만 명의 시민 동참을 이끌어 내기로 했다. 김 교수는 "시·도민을 대상으로 직선화 필요성을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하향식 일방 정책에서 벗어나 시민 자치역량을 키우는 시민운동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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