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이젠 경북스러워야 한다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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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3 07:03  |  수정 2023-08-03 07:12  |  발행일 2023-08-0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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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경북부장

그야말로 한류가 거세다. 그동안 한류를 주도했던 영화나 드라마, 가요를 넘어 음식, 화장품 등으로 K-컬처가 확산하고 있다. 문득 고(故) 박동진 명창이 광고에 등장해 구수한 목소리로 들려줬던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란 문장이 떠오른다. 단군 이래 한류가 이처럼 강하게 불었던 적이 있었던가.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 음악계를 뒤흔들고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시상식에서 여러 부문을 석권했다. 2021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성과도 놀랍다. 넷플릭스 스트리밍이 서비스되는 80여 개 국가 대부분에서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기록했다. 456억원의 상금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이 인기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그 게임이 말 그대로 '한국스럽다'. 구슬치기, 줄다리기 등 우리가 어릴 적 골목에서 놀면서 하던 놀이를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의 소재로 활용했다. 한국적인 것이 결국 인기 비결이 됐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은 누차 들어왔다. 과연 한류만 해당할까. 경북도 마찬가지다. 경북스러운 게 가치 있다. 그 경북스러운 것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게 민선8기 경북도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경북도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은 의미가 크다. 경북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차별화, 경북만의 특성을 아우르는 맞춤형 정책이 절실한 시점에 추진됐다. 그 대표적인 게 지역특화형비자, 경북형 K-U시티다.

경북도는 지역특화형 비자사업 등을 통해 외국인의 지역 정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수한 외국인의 국내 정착을 통해 기업에 인재 확보 기회를 주려는 목적으로 야심 차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지역특화형 비자 신설과 함께 도내에서 처음으로 '지역특화형 비자 취업박람회'도 열었다. 이 행사는 지역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에 힘입어 도는 내년에는 외국인의 입국부터 영주·귀화까지 효율적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가칭)글로벌한글학교와 (가칭)경북비자센터를 신설해 기존 가족센터와 연계한 촘촘한 정착 지원과 사회통합을 해 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5곳인 지역특화형 비자사업 지역을 도내 전역으로 확대하는 노력도 기울이기로 했다.

경북도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과제인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을 위해 청년 정주 도시 '경북형 K-U시티' 조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청년이 지방에서 서울과 같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올해 22개 시·군에 K-U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와 기업, 주거단지와 연계해 "청년들이 지역대학을 나와 지역기업에 취업하고, 대기업만큼 연봉을 받아 수도권과 같이 누리고 사는 보통사람이 성공하는 지방시대를 열어 가겠다"는 이철우 도지사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다. 이미 △포항시-포스텍-2차전지기업 △구미시-금오공대-반도체기업 △의성군-영남대-세포배양기업 △봉화군-대구가톨릭대-바이오메디기업 체결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인구소멸의 위기를 겪는 대한민국의 많은 지지체가 이런저런 사업을 추진했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인구소멸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지자체의 힘만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차별화되지 않고 지역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이 난무했던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젠 경북만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경북스러운 해답'이 나와야 한다.

김수영 경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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