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 치아 투명교정 치료, 한 듯 안 한 듯…교정 중에도 자신있게 웃자

  • 강승규
  • |
  • 입력 2023-08-08  |  수정 2023-08-08 10:07  |  발행일 2023-08-08 제13면
홍미희 경북대 치과병원 치과교정과 부교수

브래킷 대신 맞춤형 3D 프린팅 치료기 사용 심미성 개선

가벼운 부정교합이나 고정식 교정 마무리 등에 적극 활용

치관 부착 어태치먼트 개발로 경사 이동 취약점도 보완

[전문의에게 듣는다 ] 치아 투명교정 치료, 한 듯 안 한 듯…교정 중에도 자신있게 웃자
[전문의에게 듣는다 ] 치아 투명교정 치료, 한 듯 안 한 듯…교정 중에도 자신있게 웃자
홍미희 경북대 치과병원 치과교정과 부교수

균형 잡힌 위턱과 아래턱의 관계 그리고 고른 치아는 저작 효율을 높여 건강을 유지하는 근간이 된다. 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게 하고, 얼굴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적극적인 대인 관계 형성과 긍정적인 자기 평가에 이바지한다. 치아 배열과 위치에 이상이 있을 때 이를 부정 교합이라고 부른다. 치과의 전문 과목인 치과교정과를 내원하면 부정교합의 심한 정도, 성장 연령 등을 고려해 진단과 방법을 선택하고 밝고 환한 웃음을 목표로 치료를 진행한다.

다양한 교정치료 개념과 접근법이 있지만 모든 교정치료는 장치를 사용해 치아에 힘을 가하고 이동을 시킨다. 이 중에서도 고정식 교정 장치는 치아에 금속 장치(브래킷)를 붙여서 가늘고 긴 철사를 사용해 치아에 교정력을 전달하게 된다. 치료 결정 단계에서 보호자들은 아동 및 청소년이 교정 장치를 장착하면서 밥을 잘 먹지 못하지는 않을까, 이를 잘 닦지 못하는데 충치가 더 많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한다. 증가 추세에 있는 성인 교정 치료의 당사자들은 사회·직장 생활을 하면서 대인 관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면서 치료를 결심하지만, 짧지 않은 교정치료 기간 주위 사람들의 주목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망설이기도 한다.

◆일취월장하는 교정 장치

치과 교정 장치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개발되고 있다. 치아 이동은 주변 조직들의 생물학적 특성과 해부학적 한계의 범위 내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경북대 치과교정과에서는 이러한 제약을 환자와 치과교정의사들에게 유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마이크로임플란트라는 장치를 임상에 적용했다. 이는 곧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혁신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으로 평가받게 됐다. 일반 의원급에서의 교정치료 프로토콜까지 변화시킨 역사가 돼 경북대 치과교정과의 자랑스러운 업적이 됐다. 이렇듯 신박한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임상적으로 검증을 받는 과정은 교정 장치의 심미성 개선에서도 시도됐다. 치아 바깥 면이 아닌, 안쪽 혀를 향한 면(설면)에 브래킷을 붙이는 시도(설측 교정 장치)다. 주변 타인들이 잘 알아보지는 못한다는 장점이 크게 인정됐다. 혀가 기능하는 공간에 영향을 주기에 적응 기간 동안 발음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고, 치료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환자가 감안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치료하는 시술자들에겐 치료 자세가 다소 힘들 수 있다. 또 난이도 높은 기술 습득과 메카닉의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도 '며느리'도 모르게 부정교합을 해결하고자 하는 성인교정치료의 주된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명교정장치의 혁신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교정 장치의 심미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또 다른 시도가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퍼드 대학원생 두 명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태평양 대학교(UOP) 치과대학 교정과 보이드 교수를 만나면서 컴퓨터상에서 치아 이동의 단계를 차례대로 디자인하고, 이를 3차원 프린터로 출력한 치아모형을 이용해 열성형 기계에서 '투명한 교정 장치'를 제작하는 일은 현실이 됐다. CAD·CAM(컴퓨터 사용 설계·컴퓨터 사용 제조)과 투명교정장치의 만남으로부터 10년 뒤, 본인은 2010년 UOP 치과대학 교정과 전공의가 돼 보이드 교수의 인비절라인 투명교정치료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다. 당시 진료실에서 교수는 구강 내 생물학적인 특성과 기존 고정식 교정 장치의 작용 원리를 '클린체크'란 소프트웨어상에서 구현하는 새로운 시도로 치아를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투명하지만 명확한 장치의 시대를 열었다.

투명교정장치를 사용하는 치아교정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또 하나의 혁신적인 치아 교정 기술로 인정받고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투명교정 장치 치료법 개발 초기에는 치아 이동이 원하지 않는 치아의 경사 이동 등을 통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치관(치아의 머리)에 부착하는 다양한 어태치먼트 개발로 취약점을 보완했고, 발치 교정 치료 프로토콜, 전체 치열의 후방 이동 프로토콜 등이 실제 임상에 확장 적용됐다. 투명교정치료 영역은 또 다른 수준의 교육, 훈련 및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들에게는 진정한 심미적인 장치라는 선택지가 됐다. 치아 배열 이상의 중등도 부정교합, 소아 교정, 개방 교합(open bite), 과개 교합(deep bite) 등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기존 고정식 장치 또는 마이크로임플란트와 함께 장치 한계를 극복하기도 한다.

◆환자 맞춤형으로 출력되는 투명교정장치

한국의 교정 의사가 컴퓨터상에서 교정 치료 전반에 걸친 상세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 정보를 해당 회사로 전송해 3차원으로 치아 모형들을 인쇄한다. 이 모형 상에서 열성형 처리된 투명교정장치를 대량으로 제작 후 배송받기까지 걸리는 시간 및 비용은 적지 않다. 치료 첫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일련의 계획들이 빈틈없이 사전에 준비되어도, 장치 분실이나 협조도 문제로 추가 제작이나 재제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경북대 치과교정과에서는 △가벼운 부정교합으로 고민은 되나 브래킷을 붙이고 싶지 않은 경우 △고정식 교정 장치로 심한 부정교합의 문제를 해결한 상태에서 브래킷을 조기에 제거하고 마무리 교정치료를 심미적인 투명교정장치로 해결하기를 원하는 경우 △오래전에 고정식 교정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으나 치료결과가 유지되지 않아 재교정을 원하는 경우 △부정교합 정도가 약하고 외주 투명교정장치의 제작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 등에 자체 제작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투명교정장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열성형 또는 3D 프린팅에 활용되는 투명교정 장치의 소재들을 검증하고, 치아 이동에 대한 효율을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합리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료과정을 통합하는 방법에 관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20여 년 전 컴퓨터로 계획하고 디자인하는 교정장치를 소망하던 비전은 신속하고 안전하게 개별 환자 맞춤형으로 필요에 따라 출력되는 투명교정장치로 발전하는 등 진료실의 어엿한 식구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강승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