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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누적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추이 SNE리서치 제공 |
올해 상반기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부동의 1위' LG에너지솔루션이 선두자리 수성엔 성공했지만 중국 CATL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6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총 사용량은 약 143.1GWh(기가와트시)다.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국내 '배터리 3사' LG엔솔과 SK온, 삼성SDI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순위를 지켰다. 세계 1위 기업인 LG엔솔은 작년 상반기보다 55.1% 늘어난 41.1GWh를 기록했다. 전체 배터리 사용량 증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한 셈이다. LG엔솔은 테슬라 모델3·Y, 폭스바겐 ID.3·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4위 SK온과 5위 삼성 SDI의 사용량은 각각 13.7GWh→15.8GWh, 9.7GWh→12.5GWh로 늘었다. 성장률은 SK온이 15.7%, 삼성SDI가 28.8%로 나타났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 5·6, 기아 EV6의 판매 호조 덕을 봤다. 삼성SDI는 리비안 R1T, BMW i4 등의 판매로 배터리 사용량이 늘었다.
하지만 이들 3사의 시장 점유율은 되레 쪼그라들었다. LG엔솔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동기(28.9%)보다 소폭 하락한 28.7%로 집계됐다. SK온은 14.9%에서 3.8% 빠진 11.1%, 삼성SDI는 10.6%→8.7%로 줄었다.
이 틈새를 꿰찬 건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다. CATL 배터리의 올 1~6월 사용량은 38.9GWh다. 작년 동기보다 무려 107.1% 상승했다. 점유율은 20.5%→27.2%로 늘었다.
CATL은 테슬라를 비롯해 볼보, 메르세데스EQ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비중국 시장 2위를 차지했다. 향후 현대 신형 코나 전기차 모델에도 CATL 배터리 탑재가 계획돼 있어 시장 점유율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 채택을 잇따라 발표했다.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갖춘 CATL의 고속 성장이 예견된다.
중국 BYD도 가파른 성장세다. BYD는 올 상반기 2.3GWh 규모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전년 동기(0.3GWh) 대비 588.4%나 몸집을 불렸다. 시장 점유율도 0.4%→1.6%로 상승했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공급망 구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미 중국 내수 시장에서 검증한 가격·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해외에서도 자리를 잡고 있다.
SNE리서치는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 의지에 따라 비중국 시장에서 연이은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CATL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LG엔솔의 1위 자리를 위협한다"면서 "LFP 배터리 사용량이 낮은 유럽을 중심으로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과 LFP배터리 사용량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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