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發 지각변동…시장 점유율 변화 주목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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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9  |  수정 2023-08-09 07:55  |  발행일 2023-08-09 제13면
대구産 임플란트 성장판 더 커질까

브랜드 인지도 강화 '덴티스'

공장 신설 등 공격 경영 지속

내년 상장절차 추진 '메가젠'

"입지 다질 기회…철저히 준비"

국내 임플란트 업계 1위 기업 '오스템임플란트'가 오는 14일 코스닥에서 상장 폐지된다. 현재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 컨소시엄(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은 남은 소액주주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덴티스, 메가젠 임플란트 등 상장돼 있거나 상장을 추진하는 역량 있는 대구 임플란트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지 16년 만에 자진해 상장 폐지(이하 상폐)했다. 2021년 한 직원의 2천억원대 횡령 사건이 알려지면서 주식 거래가 중지됐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상장 유지를 결정했지만 지난 6월28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진 상폐를 신청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상장폐지 신청을 위해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2조8천억원가량을 쏟아부은 결과, 최종적으로 최규옥 회장 지분까지 더해 96.2%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남은 지분은 정리매매를 거치고, 상폐 이후 6개월간 장외 매수를 통해 확보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만큼 일단 기업 가치를 올린 뒤 처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를 비롯해 치과용 기자재, 치과 인테리어 등 여러 사업을 다룬다. 알짜 사업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비상장사가 되면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사업진행 과정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를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투자 원금 대비 수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일각에선 합병 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측이 어려운 오스템임플란트의 향후 행보에 업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대구를 기반으로 한 덴티스와 메가젠임플란트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중국 시장 진출을 발표한 코스닥 상장사 '덴티스'(시총 1천819억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제 길을 걷는 모양새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쓰면서 인지도를 한껏 높인 덴티스는 지난달 7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덴티스 'SQ 임플란트'의 위생허가를 받았다. 같은 달 24일엔 치과 유니트 체어(전동의자)를 공식 출시했다. 업계에 확실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자사 유튜브채널 구독자는 지난달 3만명을 돌파했고, 올 상반기엔 대구 신서혁신도시 내 의료 R&D지구에 제3공장 건립도 확정지었다.

상장을 준비 중인 메가젠임플란트는 입지를 확고히 다질 기회를 보고 있다. 횡령사건 이후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 신뢰도에 금이 갔고, 대안을 찾는 고객이 발생해서다. 이번 상폐 이슈에서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길 수 있단 판단이다. 한편으론 상장 준비에 있어 오스템임플란트 사례도 참고할 생각이다. 이르면 내년 본격적 상장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엔 성서5차산단에 제2공장 설립 투자협약도 체결하며 생산 캐파를 키우고 있다.

메가젠임플란트 관계자는 "상장 준비 담당 부서는 이미 한참 전부터 구성했다. (상장 준비 일정이 연기된 건) 내부적으로 더 준비를 탄탄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돈, 자본 움직임에 지나치게 휩쓸리지 말자는 의견이 회사 내부에 퍼지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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