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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의 도시가스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미수금이 올해 두 차례 요금 인상이 적용됐음에도 증가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3조6천여억 원이 더 불어났다. 도시가스가 여전히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라 가스공사는 다가오는 겨울의 미수금 관리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가스공사가 최근 공개한 기업설명(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누계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은 12조7천609억원, 발전용 미수금은 2조5천953억원이다. 15조원이 넘는 미수금이 남아 있는 셈이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1년 말 2조9천299억원에서 2022년 말 12조207억원으로 1년 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제 가스값이 폭등한 영향이다. 올해 1분기엔 14조2천919억원으로 2조2천712억원 증가했다. 2분기에는 증가 폭이 다소 둔화된 1조643억원 늘었다.
발전용 미수금은 2022년 말 3조322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4천252억원으로 줄었다. 2분기에 2조5천953억원으로 1천70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민수용 미수금의 증가 폭이 심상치 않다. 민수용 미수금은 8조5천856억원(2022년 말)→11조6천143억원(올해 1분기)→12조2천435억원(2분기)으로 계속 늘고 있다. 올해 요금이 인상됐음에도 도시가스가 여전히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어, 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엔 쌓이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올 상반기 가스공사의 영업이익은 7천9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천20억원)에 비해 4천86억원(34%) 줄었다.
가스공사는 요금산정 방법 조정에 따라 과거 연도에 발생한 수익 또는 비용을 정산해 반영(-2천952억원)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가스요금 지원을 확대(-1천962억원)한 게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미수금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지출도 영향을 미쳤다. 시중 금리가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하면서 올 상반기 순이자 비용만 7천835억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3천560억원)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다만 가스공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6조 575억원이었다. 동절기 평균 기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판매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198만t) 감소했으나,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평균 판매 단가가 5.18원/MJ(약 27%)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 가격의 안정으로 미수금 증가 폭은 둔화됐으나, 민수용 도시가스는 아직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올핸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이행하면서 내년부터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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