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밀린 '동네 문구점' 사라진다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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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2  |  수정 2023-08-22 07:09  |  발행일 2023-08-22 제1면

경쟁 밀린 동네 문구점 사라진다
학령인구 감소와 다이소, 무인가게에 밀려 동네 문구점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다. 대구의 한 무인 문구점에서 학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 골목상권 잠식
해마다 전국 500여곳 줄폐업
저출산·준비물 지원 영향도


초등학교 앞 동네 문구점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형 매장과 편의점·무인가게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시대의 씁쓸한 단면이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문구점은 2014년 1만3천496개에서 2019년 9천468개로 6년 새 무려 4천여 개 이상 줄었다. 매년 500여 개 업체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에만 현재 8천여 개 문구점이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에는 250여 개 문구점이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에 가입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동네 문구점이 쇠락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청의 학습준비물 지원으로 문구점을 찾는 수요 자체가 크게 줄어들어서다.

전국 6~12세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10년 전인 2013년 363만1천명에서 올해 260만4천명으로 28.2% 줄었다. 같은 기간 대구는 18만5천명에서 11만9천명으로 35.6% 급감했다.

여기에다 다이소 등 대형 유통기업의 골목상권 확장과 쿠팡 등 온라인쇼핑몰의 공세,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무인가게에 주력 상품을 빼앗기면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

특히 다이소는 동네 문구점을 위협하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다이소에는 1천~2천원 상당의 각종 학용문구, 주전부리가 차고 넘친다. 이 때문에 학생에겐 다이소가 방과 후 단골 방문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최경춘 연암대 교수는 "동네 문구점이 사라지는 원인 중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다이소의 골목상권 확장"이라며 "다이소 매장이 들어서면 6~8개 문구소매점이 폐업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편의점·무인가게가 동네 문구점을 대체하면서 이들의 가격 횡포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가게는 문구점보다 평균 30% 이상 비싸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문구점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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