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미세플라스틱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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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8 06:39  |  수정 2023-09-08 07:02  |  발행일 2023-09-08 제27면

플라스틱의 역사는 150여 년쯤 됐다. 1869년 미국의 존 웨슬리 하이엇이 상아로 된 당구공 대용품으로 발명한 셀룰로이드가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이다. 이후 다양한 인조재료(합성수지)를 이용한 플라스틱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알다시피 플라스틱의 최대 강점은 열이나 압력을 가해 원하는 모양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성형하기 알맞다는 뜻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가 플라스틱의 어원인 것도 이런 연유다. 플라스틱은 또 가볍고, 튼튼하고, 부식에 강해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현대문명도 꽃피우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류가 석기, 청동기, 철기에 이어 플라스틱기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플라스틱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누리지만 마냥 좋아할 수 없다. 환경오염이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플라스틱은 자연분해가 안 되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이 탓에 만들긴 쉽지만 처리는 어렵다. 불에 태우면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킨다. 또 마구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

플라스틱의 습격에 사람인들 온전할 리 없다. 특히 크기가 5㎜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생수병과 종이컵에서부터 티백,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흡수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생각보다 많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결코 미세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위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미세플라스틱을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이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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