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의 역습…전기차 가격전쟁 여파 'LFP 수입' 급증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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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9  |  수정 2023-10-09 08:03  |  발행일 2023-10-09 제9면
저가 강점에다 성능까지 개선

올해 1~8월 수입액 6조원 규모

작년보다 무려 114.6%나 껑충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 속에서 한국 완성차 업체들도 생존 차원에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LFP는 안전성이 높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거워 그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선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

세계 배터리시장 점유율 1위인 CATL 등 중국 기업들이 LFP 배터리 성능까지 개선하면서 비중국 시장에서도 LFP 채택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8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액은 44억7천만달러(약 6조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4.6% 증가했다.

올 들어 8월 수입액만 이미 지난 한해 전체 수입액(34억9천만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올해 전 세계에서 국내 수입한 전기차용 배터리는 46억3천만달러 규모다. 이 중 중국산(97%)이 절대적이다.

올해 1~8월 국내에서 중국지역 전기차용 배터리 수출액은 6천600만달러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기차 배터리 한 품목에서만 6조원가량 무역적자를 본 셈이다. 리튬, 전구체 등 2차전지 중간재에 이어 전기차용 배터리도 대중 무역적자 요인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선 국내 자동차 업계의 중국산 LFP 배터리 채택 및 적용 확대가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 증가의 핵심요인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현대차그룹, KG모빌리티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 업체가 만든 LFP 배터리 채택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산 2차전지 수입액도 증가하고 있다.

그간 가격 대비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온 중국산 LFP 배터리의 기술적 한계도 극복되는 추세다. 중국 배터리기업 CATL은 지난 8월, 15분 완충으로 최대 700㎞를 주행할 수 있는 새 LFP 배터리 '선싱'을 발표했다.

NCM 기반의 삼원계 기술이 주력인 국내 배터리사들도 속속 LFP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양산까진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내에선 LFP 배터리 본격 양산시점을 2026년쯤으로 보고 있다. 그때까지는 중국산 LFP 배터리 수입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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