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수영서 들이친 '황금 물결'…메달밭서 황무지 된 격투기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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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9 08:23  |  수정 2023-10-09 08:25  |  발행일 2023-10-09 제16면
아시안게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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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스케이트 1,000m 금메달 최광호(위쪽 왼쪽부터),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 금메달 임시현,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급 금메달 장준,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황선우와 이호준, 탁구 여자 복식 금메달 신유빈-전지희,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 안세영, 유도 여자 78㎏ 이상급 금메달 김하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김우민이 환호하는 모습.
1년 지각 개최된 아시아인들의 스포츠 축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8일 막을 내렸다. 8을 밤 열린 폐회식에서 항저우 조직위원회가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일본 아이치·나고야 조직위원회에 대회기를 이양하면서 공식 일정이 마무리됐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메달 종합 3위에 올랐다. 전통적 효자 종목인 펜싱, 양궁 등에서 풍작을 거뒀지만 농구, 배구 등 구기 종목과 태권도를 제외한 격투 종목에서 흉작을 거듭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득점 환호하는 구본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펜싱의 구본길(왼쪽)과 수영의 지유찬 등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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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펜싱·양궁 '풍작' 

대구 지유찬·이호준 활약한
수영 '황금세대' 金 6개 결실
펜싱·양궁도 세계최강 확인


한국수영은 14개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 14개, 금메달 6개라는 결실을 거뒀다. 지유찬(남자 자유형 50m), 백인철(남자 접영 50m)이라는 깜짝 스타를 배출했고, 김우민은 3관왕에 오르며 한국MVP에 선정됐다.

황금세대의 선봉장으로 꼽히던 황선우는 6개 종목에서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계영 800m와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혼계영 400m와 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땄고 자유형 100m와 혼성 혼계영 800m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한국 수영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 등 22개의 메달을 따내며 수영 경영에서 단일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을 남겼다.

새로운 메달밭으로 꼽히는 펜싱에서도 금메달이 쏟아졌다. 한국 펜싱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획득,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4회 연속 종목별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와 함께 단체전까지 2관왕에 올랐다. 최인정도 여자 에페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했고, 이광현·하태규·허준·임철우로 구성된 남자 플뢰레 대표팀도 금메달을 합작했다.

'세계 최강' 양궁(리커브)은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쓸어담았다. 은메달과 동메달도 하나씩 추가했다. 혼성 단체전에서 임시현과 이우석이, 남녀 단체전에서도 동반 우승했다.

여자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를 달성했고, 남자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임시현은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선배 안산을 꺾고 3관왕에 올랐다.


 격투·구기 예상 밖 추락 

전통적 효자종목 격투기서
유도만 금메달리스트 배출
농구·배구는 노 메달 '수모'


이번 대회에서 레슬링, 복싱, 유도 등 전통의 메달밭이 황무지로 바뀌었다. 레슬링, 복싱, 유도에서 나온 금메달리스트는 유도 김하윤이 유일하다.

노장 투혼을 기대했던 레슬링은 모두 무너졌다. 남녀 3개 종목 18명이 출전해 동메달 2개를 따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의 노골드다. 은메달도 따지 못한 건 1966년 방콕 대회 이후 무려 57년 만이다.

복싱도 13명 출전해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이것도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의 메달이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로 불리는 배구와 농구는 입맛이 말할 수 없이 쓰다. 대회 4연패와 3연패를 달성한 야구와 축구와 비교하면 더 심각하다.

남자 농구는 17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여자는 북한을 누르고 동메달을 땄지만 역시 17년 만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농구 성적 지적은 배구에 비하면 투정 수준이다. 남녀 배구의 성적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남자는 인도와 파키스탄에도 무릎 꿇고 아시아 변방으로 밀려났다.

여자 배구의 추락도 예상 이상이다. 베트남에 '리버스 스윕패'를 당하더니 중국에 셧아웃 당해 역시 17년 만에 메달권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높은 인기와 몸값에 비해 성적이 초라하다. 어떤 종목이든 세계 트렌드를 공부하고 세계와 교류하면서 전력 분석 능력까지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충고를 귀담아들어야 할 때다.

'따논 금메달' 핸드볼도 팬들을 실망시켰다. 한국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은 여자 핸드볼이 정식 종목이 된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올해가 최초다. 여자가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지 못한 2010년 광저우에서는 남자가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는 4강에도 들지 못했다. 남자 핸드볼은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핸드볼은 결승에서 2진으로 꾸린 일본에 10점 차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한국 여자핸드볼이 일본에 진 건 13년 만에 처음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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