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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기자〈경북부〉 |
목민심서(牧民心書)는 1818년 정약용이 지방관을 비롯한 관리의 올바른 마음·몸가짐에 대해 기록한 행정지침서로 여유당전서에 수록된 책이다.
'목민(牧民)'은 백성을 다스린다는 뜻이며, '심서(心書)'는 정약용이 실제로 목민관으로 재직할 때 목민할 마음을 가졌지만 실천할 수 없었던 현실을 담아내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부패한 관리들의 약탈과 신음하는 백성들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폭로돼 있고, 백성들에 대한 다산의 애정도 곳곳에 스며 있다.
다산은 무엇보다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했다.
목민심서 율기편 제2조 청심은 '청렴은 수령의 본무로, 모든 선의 근원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수령 노릇 할 수 있는 자는 없다'는 말로 시작한다.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며, 청렴하지 않은 마음가짐으로는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의미다.
최근 포항시에서 한 공무원이 수십억 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공무원은 시 땅을 매각하면서 감정평가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시에 납입해 20억여 원의 공금을 가로챘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우려와 불신의 감정이 동반되는 대목으로 시민들은 국민의 세금을 부당하게 착복한 데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시 행정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은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에게 엄격한 처벌과 함께 더욱 투명한 관리 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로 치부해서는 결코 안 된다.
재정 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검증 시스템과 운영 공개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 본연'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목민심서 율기편에는 '선비의 청렴은 여자의 순결과도 같아서 진실로 털끝만 한 더러운 점도 평생의 흠이 되는 것이다. 어두운 방이라 말하지 말라.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안다. 너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신명(神明)을 속일 수 있으랴. 황금 대여섯 바리와 호초 800곡(斛)이 살아서는 영화롭지 못할 것이요, 천 년이 지나도 욕을 먹게 된다'고 적혔다.
목민관의 길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를 웅변하며 청렴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다산은 청렴하지 않고서는 공직자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청렴한 공직자라야 투명한 행정을 펼 수 있고, 권위도 설 것이다. 대구경북의 모든 공직자에게 초심을 되새기는 의미로 목민심서를 읽어 보길 권한다.
김기태기자〈경북부〉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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