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월 중순, 앞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구 전경. |
숲이 인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산림치유'라는 말도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치유는 숲에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숲의 치유 인자는 그 경관과 피톤치드, 음이온, 산소, 소리, 햇빛과 같은 것들이다. 산림청은 "나무가 해충과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인 피톤치드는 산림 내 공기에 존재하며 인간에게 마음의 안정과 쾌적감을 가져다 준다"며 "또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산림의 계절감은 또 하나의 매력으로, 인간의 주의력을 자연스럽게 집중시켜 피로감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숲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몸과 정신의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을 숲'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있어 '쉼'과 '치유'의 또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
색을 바꾸고 있는 나무 사이 오솔길을 걸으며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를 들어보자. 나를 감싸고 있던 일상의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들 것이다.
무엇보다 가을 숲은 아름답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 가장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을 가을 숲은 인간에게 선물한다.
단풍의 노랗고 붉은 색과 그 배경이 되는 갈색은 마치 자연이 그려놓은 그림 같다. 쓸쓸하면서도 감미로운 색감과 질감을 지닌 가을 숲은 굳어버린 감성을 자극한다. 사진에는 미처 다 담지 못해 눈에 오랫동안 담아두고 기억하고 싶은 광경이다.
물론, 대도시는 숲을 만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럴 때 '공원'은 좋은 대안이 돼 준다. 산이 있는 큰 공원이든, 그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원이든 도심에서 숲을 만날 수 있는 참 반가운 공간이다. 미국 뉴욕의 수많은 명소들을 제치고 '뉴욕의 가을'을 상징하는 것이 센트럴파크의 가을 풍경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랫동안 대구 중심부에 위치해 있던 서구와 남구는 가을이면 시민들이 찾아갈 만한 공원을 품고 있다. 공원의 규모나 특성은 다르지만, 이들 서구와 남구의 공원은 대도시에서 느끼기 힘든 계절 변화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는 점은 같다. '자연의 축소판' 혹은 자연 그 자체인 공원은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장소다.
위클리 기획 '더 넓고, 더 깊어진 대구의 가을' 네 번째 순서는 대구 서구와 남구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지역의 가을 휴식처를 다녀왔다. 앞산공원의 하늘에도, 이현공원의 땅에도 가을은 이미 한가득이었다. 특히 가을의 정취와 함께 올라간 앞산 전망대에서는 가을이 찾아온 대구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