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더 넓고, 더 깊어진 대구의 가을 <5>동구·북구 ① '秋' 해서…대구는 아름답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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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0 07:44  |  수정 2023-11-10 07:45  |  발행일 2023-11-10 제11면
바빠서 놓치고 살았던 대구의 풍경
가을의 끝자락 다가올수록 아쉬워
팔공산·금호강 하중도 등 찾아가
저물어가는 가을 눈에 담아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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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로 접어든 11월, 대구 금호강 하중도에 노을이 지고 있다. 저 노을처럼 올해 가을도 아름답게 저물어 가고 있다.

어느덧 가을의 끝자락이다. 대구에도 늦가을이 찾아왔다.

'늦은 가을 무렵'을 뜻하는 만추(晩秋)는 왠지 그 발음도 쓸쓸한 것 같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거짓말처럼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언제 왔었냐는 듯 떠나가는 짧은 가을은 늘 아쉽기만 하다.

많이 걷고 많이 바라보면서 가을의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많이 놓쳐버렸다는 후회가 뒤따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만추의 시간이 남았다. 아직은 가을이 끝나지 않았다. 적어도 가을의 마지막 순간은 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이다.

깊어지고 익어가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들이 있다. 때를 기다려야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 만추를 기다려야 하는 것. 찬란한 마지막을 향해 반짝이는 단풍이나 석양이 그런 것들이다.

만추의 순간들은 짧지만 강렬해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영화 '만추'가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처럼…. 영화 속 여자(애나)와 남자(훈)가 함께 보낸 시간은 무척 짧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위클리 기획 '더 넓고, 더 깊어진 대구의 가을'에서는 대구의 다채로운 가을 모습들을 담아봤다. 우리가 너무 바빠서, 혹은 너무 익숙해서 스쳐 지나갔던 대구 곳곳의 가을 풍경을 여행하듯 스케치했다. 이토록 멋진 도시 대구에는 여러 모습의 가을이 머물고 있었다.

첫 순서로 올해부터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의 가을을 담았다. 초가을이 찾아온 군위의 매력적인 모습들을 기사에 실었다.

이어 일상 속에서 멋진 가을 풍경을 느낄 수 있는 달서구와 달성군을 다뤘다. 대구수목원에도, 송해공원에도 가을은 가득했다.

세 번째는 중구와 수성구에서 맞이하는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가을'이었다. 대구에도 문화예술의 향기와 함께 특별한 가을을 보낼 수 있는 곳들이 많다. 그 다음으로는 서구와 남구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대구 안의 '리틀 포레스트'를 찾아가 봤다.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가을도 깊어졌다. 가을 초입에 시작한 기사는 가을의 막바지에 끝을 맺는다. 마지막 순서는 대구 동구와 북구다. 두 곳을 담기 위해 만추를 기다렸을지 모른다.

동구와 북구는 팔공산과 금호강 등 멋진 자연을 품고 있는 곳이다. 특히 팔공산은 대구경북의 대표 명산으로 '동구의 가을'을 설명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대구 중심에서 북동 방향으로 우뚝 솟아있는 이 산은 수려한 산세와 다양하고도 풍부한 자연 생태계, 많은 역사적 명소를 품고 있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은 좋을 때나 힘들 때나 팔공산을 찾아 산이 주는 에너지와 위로를 받곤 했다. 가을이 찾아온 팔공산은 붉은 색과 갈색, 노란색으로 물든 모습이었다.

하중도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구 북구의 가을 명소 중 한 곳이다. 11월에 찾아간 하중도에는 '하루가 저물어 석양이 질 때와 같은' 그런 가을이 머물고 있었다. 높게 서 있는 물억새가 시야를 가려줬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도시의 빌딩도, 아파트도 보지 말고 오직 눈앞에 있는 가을만 보라는 것처럼.

사람들은 팔공산과 하중도를 찾아 저물어가는 가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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