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CEO들 역량 디지털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다시 날자"

  • 이승엽,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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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9  |  수정 2023-11-09 08:28  |  발행일 2023-11-09 제20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소설가 출신 유철균 경북연구원장
"지방 소멸 대응책은 디지털 전환"

영남 CEO들 역량 디지털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다시 날자
유철균 경북연구원장이 지난 7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경북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소설가 출신 연구원장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유철균 경북연구원장이 지난 7일 영남일보 CEO아카데미를 찾았다. 100만권 이상 팔린 '영원한 제국' 등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유 원장은 아이디어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과 인문학적 역량을 고루 갖춘 혁신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유 원장은 "대구경북의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영남의 CEO들이 가진 글로벌 역량을 디지털화한다면 3차 산업혁명 시대 주춤했던 대구경북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대구경북의 기술력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경우 1천300여 년 전의 종이가 지금까지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고, '에밀레종'으로 알려진 성덕대왕신종도 지름이 9㎝에 불과한 쇠봉이 28t의 종을 지탱하고 있다"며 "모두 현재로선 재현하기 힘든 수준의 기술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남의 CEO들이 이 같은 훌륭한 기술력을 지녔음에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이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드는 게 경북연구원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경북은 새마을운동 발상지로, 한국의 산업화를 선도해 왔다"며 "이런 사람들을 아파트 경비원으로 썩히면 안 된다"고 했다.

대구경북이 현재 수도권 등에 뒤처진 이유에 대해선 3차 산업혁명의 영향력을 오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 원장은 "1993년 경북대 컴퓨터 동아리인 '하늘소'가 혁신적인 PC통신 플랫폼을 개발했다. 당시 안철수의 '안랩'보다도 기술력이 우월했다"며 "결국 하늘소는 벤처투자를 받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안랩을 만든 안철수는 승승장구하며 대통령선거까지 나갔다. 이 장면이 대구와 수도권의 엇갈린 운명을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을 두고는 대구경북에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의 정점인 항공산업의 글로벌 선두주자 '록히드 마틴'의 한 해 매출액이 89조원이다. 삼성전자의 4분의 1 수준"이라며 "이 같은 산업의 거대한 변화는 당시 아무도 예측 못했다. 이 흐름에 대구경북이 올라타야 한다"고 했다.

나라 안팎의 이슈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원장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사업비만 최소 1조달러로 예측되는 '마셜 플랜' 이후 최대 복구사업이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재건 모델로 전쟁 후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한국을 꼽고 있다고 들었다"며 "재건사업에서 대구경북의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경북연구원은 경북의 자랑스러운 역사인 천년 신라를 배경으로 한 문화유산 디지털콘텐츠 제작에 한창이다. 유 원장은 "당시 경주(서라벌)는 바그다드·콘스탄티노플 등과 함께 글로벌 4대 도시로 불렸다. 이런 자랑스러운 역사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이 곧 '디지털 새마을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구원은 '돈 냄새 맡는 사냥개'다. 나라 안팎의 디지털 일자리를 적극 물어와서 경북의 지방소멸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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