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RE100은 CF100의 부분집합

  • 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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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4 06:59  |  수정 2023-12-11 16:02  |  발행일 2023-11-24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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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에너지 분야의 탈탄소화가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과 기업이 저탄소·분산형 에너지의 확산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러한 국제 정세와 관련하여 RE100과 최근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CF100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RE(Renewable Energy)100은 '더 클라이밋 그룹(Climate group)' 등 민간이 주도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것이다. RE100을 달성하지 못하면 유럽연합(EU) 등 글로벌시장에서 공급망 배제, 무역장벽 등 불이익을 당하게 되면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2023년 11월 기준 전체 424개 회원이 RE100에 가입하고 있는데, 이 중 제조업은 106개로 약 25% 수준이고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제조업(17개)을 포함하여 35개 기업과 기관이 가입한 상황이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서 RE100 가입이 쉽지 않음에도 상당수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간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있었는데, 지난 정부에서 한국형 RE100을 운영했고, 최근 경기도에서는 화성시의 산업단지를 'RE100 산업단지' 1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가까운 시일 안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불가능하고, 여기에 정책의 변동성, 송·배전 시설 등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적기에 RE100을 달성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반면에 CF(Carbon Free) 100의 현황은 어떤가. 이는 UN-Energy 등이 주도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을 가지고 사용 전력의 100%를 충당하라고 한다. 원전 등을 포함하는데 RE100과 가장 큰 차이가 있고, 이상적으로는 RE100보다 더욱더 엄격한 기준의 탈탄소 국제표준이다. 2023년 11월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수력원자력 등 전 세계 143개 기업과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내 여건을 고려한 한국형 CF100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9월21일 국제연합(UN)총회 연설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한국형 CF100이 국제표준과 차이가 있고, 오로지 원전 허용을 목적으로 한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사고의 위험성과 함께 방사능 폐기물 등이 야기하는 환경오염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럼에도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고 국내 전력 부문의 탈석탄 기조, LNG 가격 등 변동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원전이 기저 전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RE100은 CF100의 부분집합이다. 방법론에 차이는 있지만 탄소중립의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목표에 따라 CF100을 추진하더라도, 기업이 자율적으로 RE100 등을 이행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믹스를 추진해야 한다. 원전에 매몰되거나 재생에너지를 축소하는 등 에너지 정책의 급격한 변동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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