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공황장애, 극도의 불안·숨 막히는 공포…마음만 먹으면 스스로 극복 가능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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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6 07:40  |  수정 2024-01-16 07:40  |  발행일 2024-01-16 제16면
〈게티이미지뱅크〉
교감신경 수시로 항진되는 발작…우울증과 동반되기도
최근 5년 새 환자 수 40% 이상 증가…20대·노년층서 급증
호흡법 등 인지행동치료기법 배워 통제하는 능력 키워야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천은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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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가 위험을 느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때 동공이 커지고, 혈액이 머리로 모여 얼굴이 붉어진다. 그리고 심장이 빨리 뛰어 과호흡이 발생할 수 있다. 위장 운동도 억제돼 소화가 잘되지 않고, 혈액은 큰 근육으로 모여 근육이 경직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 오작동이 일어나 교감신경이 수시로 항진되는 현상이 공황발작이다.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천은진 교수
▶공황장애 자가 진단법은.

"우울증은 기분장애다. 기분이 오랜 기간 지속해서 우울하면서 에너지가 저하되고, 식사나 수면 패턴에 변화가 오고, 일상생활이 잘되지 않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우울증과 공황장애는 같이 나타나기도 하고, 따로 발생하기도 한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에 속하면서 다양한 증상을 통해 의심해 볼 수 있다. 증상은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 박동이 심하게 느껴진다 △땀이 많이 난다 △떨리고 전율이 느껴진다 △숨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질식할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낀다 △토할 것 같거나 복부 불편감이 있다 △현기증을 느끼거나 머리가 멍하다 △마비감이나 손발이 저린 느낌 등의 감각 이상이 있다 △오한이 들거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죽을 것 같아 두렵다 △비현실감이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제력을 잃게 되거나 미쳐버릴까 봐 두렵다 등이다. 4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공황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공황장애 환자가 증가하는데, 이유는.

"본인은 힘이 드는데 주변에서 '공황장애가 정말 병이 맞아? 그거 연예인들이 걸리는 병 아니야?' 등 선입견을 품는 사람도 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공황장애 환자 수는 2018년 약 16만8천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24만2천명을 넘었다. 5년 사이 환자 수가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공황장애는 더는 '연예인만 걸리는 병'이 아닌 감기처럼 누구나 혹은 나도 모르게 걸릴 수 있어 모두가 주목해야 하는 질병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늘어남에 따라, 그만큼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노년층의 공황장애 증가 추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2022년 환자가 3만6천201명으로 2018년 2만1천204명에 비해 70%가량 증가했다. 60대 이상 환자도 같은 기간 3만8천73명에서 5만5천126명으로 45% 가까이 늘었다. 그중 80대 이상 환자가 4천408명에서 6천358명으로 5년 사이에 40%를 훌쩍 넘는 수로 증가했다. 20대는 취업 등 다양한 현실적 문제로, 노년층은 경제·사회적 소외, 신체적 쇠퇴 등 불안감이 작용해 공황장애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치료법은.

"갑작스러운 증상에 당황하는 1단계에서는 약물치료를 한다. 불안감이 남은 2단계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며 약을 끊고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3단계를 거쳐 치료 완성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장애에 대한 정확한 교육과 자신의 증상에 대해 객관화해보는 인지 치료 과정, 그리고 자신의 감각과 반응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포 상황에 단계적 점층적으로 자신을 노출하는 행동 치료 과정으로 이뤄진다. 치료 과정에는 근육 이완법과 호흡법에 대한 훈련이 반복돼야 한다. 공황장애에 대한 인지만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공황장애 환자는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 기법을 배워 스스로 공황장애 증상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흔히 공황장애는 뇌에 과민한 반응으로 인해 '나는 어쩔 수 없는 피해자로서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구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본인이 어느 정도 이 증상을 통제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공황발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자각하고, 대처할 방법을 익히게 된다면 투약 중단 이후에도 재발 우려가 현저하게 떨어짐이 밝혀진 바 있다."

▶가족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가족 중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이 있다면, 공황장애에 대해 개괄적인 사항을 알아야 한다.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공황발작이 일어나면 어떤 극단적인 신체적·정신적 반응이 발생하는지, 왜 이렇게 신경이 예민하고 쓸데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걱정과 불안을 달고 있는지를 알아야 가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갑작스러운 공황발작이 오면, 당사자는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드는 게 아니라, 신체적인 반응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그 공포감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 공황발작이 왔을 때 가장 먼저 할 것은 호흡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호흡이 정상화되면 빨라진 신체리듬도 제자리에 돌아오게 된다. 아주 천천히 심호흡하게 도와주면 좋다. 때때로 공황발작이 왔을 때 신경이 너무 날카로울 수도 있다. 안심시키기 위해 말을 걸거나 하는 것만으로도 화나 짜증 섞인 반응을 할 수도 있다. 죽음이 코앞에 와 있는 것 같은데 평정심을 유지한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이럴 때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되 눈에 보이는 곳에서 같이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공황장애를 잘 극복하려면 주위에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지금 잘하고 있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같이 도와주겠다고 격려하는 것이 좋다."

▶공황장애 예방, 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고 다이어트약을 비롯한 술, 담배, 카페인 음료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호흡을 편안하게 조절하는 연습을 해주는 것도 도움 된다. 요가나 명상, 스트레칭 등의 근육 이완 활동을 꾸준하게 해주면 몸의 이완 반응을 강화할 수 있어 공황장애 발작 시에도 빠르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내 마음 상태를 평소에 잘 들여다보고 내가 지금 지쳐있지는 않은지, 불안하거나 우울하진 않은지를 자주 확인해 본다. 자기 자신을 잘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지금 잘하고 있다고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안심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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