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진의 문학 향기] '자유' 민주주의

  • 정만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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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2 08:18  |  수정 2024-02-02 08:20  |  발행일 2024-02-02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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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진 소설가

1905년 2월2일 미국 작가 아인 랜드가 태어났다. 아인 랜드는 '파운틴 헤드' '아틀라스' 등으로 이름을 날렸는데, 그의 작품들은 형식만 소설일 뿐 실제로는 철학서로 분류해도 무방할 만큼 이채롭다.

그의 철학은, 본인은 '급진적 자본주의'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흔히 객관주의로 분류된다. '다음백과'에 따르면, 객관주의는 '모든 건전한 성취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산물이다' 식으로 사유하는 철학이다. 아인 랜드는 말한다.

"자유 시장은 유일하게 도덕적인 체제이다. 개인은 자기 이익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집단주의는 인간의 영혼을 병들게 한다. 합리적 이기주의와 개인적 합리성은 건강한 사회의 초석이다."

다음백과의 해설과 아인 랜드의 발언에 '건전한' 또는 '합리적'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아인 랜드는 "돈은 명예롭지 못하게 벌면 함부로 보게 되고, 정당하게 벌면 존중하게 된다"라고도 했다.

자유주의를 공산주의와 대척점에 있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모든 건전한 성취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산물"이라는 다음백과의 정의를 "모든 성취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산물"로 쉽게 바꾸어 버린다.

그와 같은 자의적 해석은 부정부패, 투기 등 불건전하고 불합리한 수단으로 재산을 증식한 자신의 삶을 '능력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입지전적 인간 승리로 미화하는 가치관의 결과물이다. 자유주의는 반사회적 방법으로 치부한 돈을 지켜주는 체제로, 자유주의의 반대인 공산주의는 그것을 막는 체제로 오해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자유주의의 화신이 저술한 '파운틴 헤드'의 인식에 동조하지 않는 이율배반을 보여준다. "사상가, 예술가, 과학자, 발명가 등 위대한 창조자들은 당대 사람들에 맞서 홀로 있었다."

"모든 위대한 사상과 발명은 반대와 비난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세상과 싸우며 고통 받고 대가를 치렀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창조자가 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를 자처하지만, "교향곡, 책, 엔진, 철학, 비행기, 건축물… 등은 그 자체가 창조자의 목표이고 삶이었다"라는 아인 랜드의 자유주의 철학을 삶의 지표로 받아들일 마음은 없고 "개인은 자기 이익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에만 고개를 끄덕일 따름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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